흥국생명 여자 배구단이 10일 경기 운영 개입 및 감독 사퇴 논란에 대해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트럭 시위를 주최한 팬 모임인 '여자배구 행복기원단'은 "사과문 만으로는 흥국생명 측이 앞으로 향후 청렴하게 구단을 운영할 것이라는 점에 대해 100% 확신을 가질 수 없다"고 주장했다.
흥국생명은 사과문을 통해 "배구팬들과 핑크스파이더스 선수단에게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먼저 구단의 경기 운영 개입 논란, 감독 사퇴와 갑작스러운 교체로 배구와 핑크스파이더스를 아껴주신 팬들께 심려를 드리게 된 점에 대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또한 이로 인해 마음에 큰 상처를 받은 핑크스파이더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에게도 머리 숙여 사과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또 "최근의 사태는 배구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경기 운영 개입이라는 그릇된 방향으로 표현된 결과로써 결코 용납될 수도 없고, 되풀이되어서도 안될 일임에 분명하다"면서 "흥국생명 배구단은 앞으로 경기운영에 대한 구단의 개입을 철저히 봉쇄하고 감독의 고유 권한을 전적으로 존중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흥국생명은 이어 "구단의 굳은 의지가 단순히 구두선에 그치지 않도록 적극 노력하겠으며, 이번 일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경기운영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흥국생명 배구단의 문화를 재정립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여자배구 행복기원단'은 "현재 발표된 사과문에는 선수들도 인정했던 '윗선 기용개입'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 포괄적인 의미로 '경기운영 개입'이 명시되어 있다"면서 "태광그룹 회장의 지시로 구단주가 감독 고유 권한인 선수 기용에 개입한 점을 정확히 사과하길 요청한다"고 주장했다.
또 "대중과 배구팬에게 어떻게 확신을 줄 것인지, 향후 윗선 기용개입이 재발했을 경우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흥국생명 측은 구체적인 대책과 함께 입장을 표명하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선수 기용 문자 오더를 지시한 김여일 단장은 비상적인 모기업의 지시에 연루되어있는 부분에 대해 대중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입장을 표명하고 정식으로 완전히 배구계를 떠나 다시는 돌아오지 않기를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여자배구 행복기원단'은 "앞으로의 경기 운영(선수가 경기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이 명시되어 있지 않다. 선수들이 당장 다가올 내일 경기를 또다시 감독 없이 치러야 하는 상황인데 다가온 경기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감독 체제가 어떻게 정리될지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팬들 앞에서 직접 경기를 진행하게 될 선수들은 부담이 막중할 수밖에 없다. 흥국생명 측이 현 사태를 조속히 수습할 수 있는 대책을 공유하고 선수들이 경기 외적인 운영에 대한 걱정 없이 오롯이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글을 마쳤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