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속 밝혀지는 '2701호 사태' 뒷이야기... '무자격자-부적절한 요구와 발언'
OSEN 노진주 기자
발행 2023.01.10 18: 00

 대한축구협회(이하 KFA)가 '2701호'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10일 KFA가 발표한 일명 ‘2701호 사태’ 입장문 속 '협회는 거짓말했다. 안덕수 트레이너를 고의로 배제하는 것’이란 일부 대표 선수들의 '팔이 안으로 굽는' 발언이 사실이라면 사려 깊지 못한 태도란 비난을 선수단이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지난달 19일 막을 내린 카타르월드컵에서 12년 만에 원정 16강 진출을 달성했다. 그러나 영광적인 결과에도 한국으로 돌아온 선수단의 분위기는 마냥 밝지만은 못했다. ‘2701호 사태’ 때문이었다.

대한민국 주장 손흥민이 귀국 인사를 전하고 있다. 2022.12.07 / dreamer@osen.co.kr

손흥민의 개인 트레이너 자격으로 카타르에 입성한 안덕수 씨는 여러 선수들을 돌봤다. 그 점 만큼은 분명하다. KFA도 그 부분에 대해선 인정했다. 선수들의 몸 상태를 최고로 끌어올리기 위해 크게 언급하지 않았다. 
이미 KFA는 안 씨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고 있었다. 일부 선수가 안 씨를 원했고 대표팀에 합류시켜달라는 요구를 내놓았다. 하지만 2021년 11월 KFA의 의무 트레이너 모집 공고 때 안 씨는 지원하지 않았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은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한 차례 더 안 씨의 합류를 요구했다. 하지만 KFA의 입장은 단호했다. KFA는 “(앞서) 모집 공고 때 지원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故 최숙현 선수(트라이애슬론) 사망 사건 이후 2021년 2월부터 시행된 국민체육진흥법에 따라 관련 자격증을 소지한 사람만이 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당시 협회가 파악한 바론 안 씨는 ‘기본응급 처치사’와 ‘스포츠현장 트레이너’ 자격증을 가지고 있었다. 이는 협회가 인정하는 의무 스태프 자격증에 해당되지 않았다. 당시 대표팀 내 의무 트레이너 중 한 명의 자격이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이는 국민체육진흥법이 개정되기 전 입사했던 인물이다. 
KFA는 “자격증이 없다고 선수들이 지목한 협회 의무 스태프 B씨는 지난 2008년부터 14년째 협회에서 일해오고 있다. 카타르 월드컵 당시 ‘운동사’ 자격증만을 갖고 있었으므로 의무 스태프에 필요한 자격증이 없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B씨와 안덕수 트레이너의 경우는 다르다. 협회가 B씨와 2년 재계약을 맺은 것은 2020년이다. 계약을 맺은 이후(2021년 2월) 정부의 자격증 조건이 새로 시행되었으므로, 이를 이유로 소급해서 당사자와 계약을 해지할 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훈련에 앞서 미팅을 갖는 대표팀 . / soul1014@osen.co.kr
즉, 선수들이 안 씨를 협회 의무 스태프로 고용해달라고 요구할 때쯤 안 씨는 지원을 하지 않았고, 필수 자격증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반면 협회 스태프는 바뀐 법이 시행되기 전 입사해 계약서에 적힌 계약기간까지 근무하고 있었다. 그 과정에 월드컵이 껴 있었던 것이다. 
협회는 다소 억지 요구를 한 선수들에 대한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합법적인 채용 절차를 인정하지 않고 요구를 관철시키려는 태도는 온당치 못하다”며 “극히 일부이긴 해도 의무 스태프와 협회 직원을 향해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도 사려 깊지 못한 행동이었다”고 꼬집었다.
선수들은 한국을 16강 진출로 이끈 파울로 벤투 감독과 작별할 때 “정직한 축구, 공정한 축구”를 했다며 박수를 보냈다. 배움으로 이어지진 않았던 것일까. 큰 성과에도 뒷맛이 씁쓸한 것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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