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철기둥' 김민재(27)의 부상 우려에 이탈리아 현지 언론들이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김민재는 지난 9일(한국시간) 삼프도리아와 '2022-2023시즌 이탈리아 세리에 A' 17라운드 원정에서 선발 출장했다. 하지만 김민재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아미르 라흐마니와 교체돼 궁금증을 낳았다. 김민재는 이번 시즌 친선전을 제외한 모든 정규 경기에서 단 한 번도 교체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루치아노 스팔레티 나폴리 감독은 경기 후 김민재에 대해 "근육 피로를 느꼈다.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 않았다"면서 "의료진이 김민재의 상태를 살폈고 부상이 없도록 그를 교체했다"고 밝혀 예방 차원의 교체임을 설명했다.
하지만 현지 언론들은 김민재의 부상에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33년 만에 세리에 A 우승을 꿈꾸고 있는 나폴리가 오는 14일 유벤투스와 맞대결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 경기는 이번 시즌 스쿠데토(세리에 A)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잣대로 평가 받고 있다.
나폴리는 17라운드를 치른 현재 승점 44(14승 2무 1패)로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유벤투스(승점 37)가 바로 아래서 추격 중이다. 나폴리가 이기면 세리에 A 우승에 한걸음 다가서게 되지만 유벤투스가 이기게 돼 승점이 4점차로 좁혀들면 우승 경쟁은 알 수 없는 방향으로 흐를 수 있다.
재미있는 것은 스팔레티 감독의 설명에도 김민재의 출전 여부에 관심을 보이는 매체들이 대부분 유벤투스 전문지라는 것이다. '투토 유베', 유벤투스뉴스 24', 'J마니아' 등이다.
이들은 대부분 "나폴리에 필수인 김민재가 나오지 않을 수 있다", "삼프도리아전에서 승리했지만 스팔레티는 웃을 수 없었다", "유벤투스전에 나올 수 있는지 테스트가 필요하다"면서 김민재의 상태를 궁금해 하고 있다. 그만큼 유벤투스가 골을 넣기 위해서는 김민재를 넘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유벤투스와 일전에 대한 중요성을 알고 있는 스팔레티 감독도 김민재의 중요성을 알고 에이스 대우를 했다.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종아리 부상으로 고생했던 김민재였던 만큼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사실 나폴리는 월드컵 기간 김민재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절감했다. 김민재 없이 4차례 가진 친선전에서 모두 실점했기 때문이다. 안탈리아스포르(튀르키예)와 크리스탈 팰리스(잉글랜드)를 상대로 승리했으나 각각 2실점, 1실점했다. 비야레알(스페인)에는 2-3으로 졌고 릴(프랑스)에는 1-4로 대패했다.
김민재가 복귀하자 나폴리는 달라졌다. 비록 시즌 재개 후 첫 경기였던 인터 밀란 원정에서 0-1로 졌지만 김민재 만큼 유독 빛났다. 나폴리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무거운 움직임을 보인 것에 반해 김민재는 수비는 물론 공격에서도 존재감을 보였다.
김민재는 1989-1990시즌 이후 33년 만에 정상을 노리는 나폴리에는 없어서는 안될 존재, 상대팀에는 없었으면 하는 두려운 존재가 되고 있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