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흥국생명 권순찬 감독이 갑작스럽게 경질됐고 이영수 수석코치도 코치직을 내려놓고 떠난 상황, 급하게 사령탑 자리에 앉힌 김기중 감독도 지난 8일 IBK와의 경기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결국 김대경 코치가 감독대행을 맡아 경기를 이끌어갔다. 설상가상으로 흥국생명의 ‘생명’과도 같은 존재 김연경도 장염을 이유로 결장했다.
하지만 감독과 에이스의 빈자리는 화성까지 원정 경기를 보러 온 수많은 팬이 대신 채웠다. 쌍둥이 자매를 시작으로 매 시즌 좋지 않은 사건·사고들이 발생했지만, 팬들은 항상 굳건히 자리를 지켰다. 이번에도 화성까지 어김없이 찾아와 각종 응원 플래카드와 함성으로 선수들을 응원했다. 팬들은 ‘행복배구’, ‘NO연경 NO인생’, ‘아기호랑이 김연경’, ‘우주최고’ 등 다양한 플래카드를 준비해 각자의 방식과 표현으로 아낌없는 응원을 보냈다.
결장한 김연경도 웜업존에서 동료 선수들을 응원했다. 작전타임, 세트가 끝난 뒤에는 경기를 뛴 동료 선수들과 끝없이 이야기를 나눴고 조언을 전했다. 팬들과 김연경은 하나가 되어 힘차게 응원을 펼쳤고 득점엔 같이 기뻐했고 실점엔 누구보다 아쉬워했다.
여러 응원에 힘입어 2세트 이후 무서운 기세로 따라오는 IBK를 상대로 옐레나가 28점, 김다은이 김연경 대신 출전해 19점, ‘개인 최다’ 점수를 기록하며 세트 스코어 3-1(25-23, 30-28, 23-25, 26-24)로 흥국생명을 승리로 이끌었다.
경기가 끝난 후 김대경 감독대행은 경기 후 “선수들이 어려운 상황에서 열심히 해줬고, 거기에 고맙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라며 “비시즌 때부터 항상 준비해왔던 대로 했고, 선수들이 거기에 맞춰서 운동했기 때문에 평소 해오던 연습이 결과로 나왔다”라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ksl0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