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흔들' DB, '레전드' 김주성 대행의 중요한 역할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23.01.06 13: 46

 원주 DB는 5일 "이상범 감독이 지난달 31일 사임 의사를 밝혀 이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구단에 따르면 이 감독은 성적 부진과 개인 건강상 문제를 사퇴 사유로 설명했다.
이 감독은 "팬들과 구단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전했다. 김성철 수석코치도 함께 물러난다. 김 코치는 "감독님을 제대로 보필하지 못한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오는 7일 예정된 울산 현대모비스와 경기부터 김주성 코치가 감독 대행으로 팀을 이끈다.

2017년 4월 DB에 부임했던 이 감독은 약 5년 9개월 만에 지휘봉을 내려놓게 됐다. 이 감독은 부임 첫해인 2017-2018시즌 하위권으로 분류된 DB를 정규시즌 우승으로 이끌며 올해의 감독상을 받았다.
2018-2019시즌에는 8위로 다소 주춤했지만, 2019-2020시즌에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한 김종규와 함께 또다시 1위를 탈환했다. 서울 SK와 공동 1위를 달성한 이 감독은 또다시 올해의 감독으로 뽑혔다.
하지만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2020-2022시즌 9위, 2021-2022시즌 8위로 부진했고, 이번 시즌에도 11승 18패로 9위에 머물러 있다. 두경민, 강상재 등 주축 선수들의 부상이 원인이지만 이 감독은 사퇴를 택했다.
DB의 선택은 프랜차이즈 스타 김주성 코치였다. 2002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DB 전신인 원주 TG 유니폼을 입은 뒤 은퇴할 때까지 ‘원클럽맨’으로 지냈다. 정규리그 MVP와 챔피언결정전 MVP를 2차례 수상했고, KBL 베스트 5에도 8차례나 올랐다. 2018년 은퇴 후 지도자 연수를 받은 그는 2019년 DB 코치로 부임했다.
현실적으로 김주성 코치가 팀을 이끄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반등을 위한 준비가 잘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DB는 부상자가 너무 많다. SK전에서 DB는 두경민이 이탈했다. 또 핵심인 이선 알바노도 독감 증세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주전 뿐만 아니라 백업 선수들도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다. 
따라서 김주성 코치에게 많은 짐을 부여해서는 안된다. 갑작스럽게 성적에 대한 책임을 묻기 보다는 팀을 안정적으로 이끄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김 코치에게 팀의 전술적인 부분까지 완벽하게 이끌기를 원하는 것은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김 코치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선수단 안정이다. 성적 보다 중요한 역할이다. 
김주성 코치는 단순히 DB의 레전드가 아니다. KBL을 대표했던 스타다. 특히 농구대잔치 세대 이후 가장 화려한 주목을 받은 선수다. 따라서 언젠가는 감독직을 맡아야 하지만 지금 당장은 아니다. 시간이 부족하고 준비할 것도 많다. 따라서 올 시즌 유독 흔들리는 DB가 얻을 결과에 대해 김 코치가 모두 책임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DB와 KBL을 위해 장기적인 시각도 분명 필요하다.  / 10bird@osen.co.kr
[사진]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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