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한 골만 넣었더라면...'
신태용(53)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가 결국 '우승 후보 1순위' 박항서(68) 감독의 베트남과 맞붙는다.
신태용 감독의 인도네시아는 오는 6일(한국시간) 오후 9시 30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겔로라 붕 카르노 스타디움에서 박항서 체제 베트남과 동남아시아축구연맹(AFF) 미쓰비시일렉트릭컵(미쓰비시컵) 4강 1차전을 치른다.
인도네시아로서는 만족스럽지 못한 대진표다. A조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인도네시아는 골 득실에서 태국에 밀려 조 2위에 그쳤고, 결국 베트남과 만나게 됐다. 내심 베트남을 피하고 말레이시아와 맞붙길 원했을 신태용 감독으로서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지독한 결정력 부족이 발목을 잡았다. 인도네시아는 조별리그 내내 골문 앞 마무리가 문제였다. 매 경기 두 자릿수 슈팅을 기록하고도 득점은 1골 혹은 2골에 그쳤다. 상대가 한 명 퇴장당한 브루나이전에서만 7-0 대승을 거뒀다.
믿기 어려운 마무리 실수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브루나이전에서는 한사무 프라나타가 골문 바로 앞에서 시도한 슈팅이 로켓처럼 높이 솟구치고 말았고, 마지막 필리핀전에서도 파츠루딘 아르얀토가 일대일 기회에서 골대를 훌쩍 넘어가는 슈팅으로 기회를 날렸다.
특히 조 1위 결정전 태국과 맞대결에서 나온 위탄 술라에만의 실수가 치명적이었다. 당시 그는 박스 밖까지 나온 상대 골키퍼의 공을 뺏어낸 뒤 빈 골대에 슈팅했지만, 그의 왼발 슈팅은 골대를 벗어나고 말았다.
믿을 수 없는 실수에 해설진은 경악했고, 결정적 기회를 놓친 위탄 본인 역시 머리를 감싸 쥐었다. 이를 지켜본 신태용 감독도 허탈한 표정으로 한숨을 내쉬며 잔디 위에 무릎을 꿇었다.
결국 인도네시아는 한 명이 퇴장당한 태국에 실점하며 1-1로 비기며 조 2위에 그치고 말았다. 딱 한 골만 더 있었다면 조 1위는 인도네시아의 몫이 될 수 있었기에 위탄의 슈팅이 두고두고 아쉬운 상황. 신태용 감독도 경기 후 "황금 같은 기회가 여러 번 있었지만, 득점하지 못했다. 정말 안타깝다"라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신태용 감독은 마지막 필리핀전 이후에도 마음껏 웃지 못했다. 그는 필리핀을 2-1로 꺾고 준결승 진출을 확정 지었지만, "경기결과에 만족하지 않는다. 지금은 실망스럽다"라며 "첫 경기부터 득점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팀이 마무리 능력을 향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필리핀전에서도 기회를 놓쳤다"고 지적했다.
인도네시아는 끝내 결정력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베트남과 만난다.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은 이번 대회 유일한 무실점 팀인 만큼, 그 어느 때보다 기회를 골로 연결하는 결정력이 필요할 전망이다. 과연 신태용 감독이 이번만큼은 황당한 실수에 한숨짓지 않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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