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은 구단 말을 잘 듣는 감독을 원한다는 말밖에 되지 않는다”
흥국생명은 5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4라운드 GS칼텍스와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21-25, 25-19, 25-18, 21-25, 15-10)로 승리했다.
김연경은 22득점(공격성공률 47.1%)으로 활약하며 이날 승리를 이끌었다. 하지만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 김연경은 웃지 못했다. 인터뷰를 하면서 이영수 감독대행의 사퇴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흥국생명은 지난 2일 김여일 단장과 권순찬 감독을 모두 사퇴시켰다. 이영수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을 맡았지만 이날 경기가 끝난 뒤 “감독님이 나갈 때부터 나도 같은 생각이었다. 오늘 경기까지만 하고 그만하겠다고 구단에 미리 이야기를 했다. 내가 남아있어도 변할 것이 없다”라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영수 감독대행의 사퇴 소식을 김연경은 “아쉬운 부분은 지금 우리가 선두와 차이가 많이 나지 않는 상황이다. 현대건설은 외국인선수가 부상이라 우리에게 좋은 기회가 왔다. 그런데 안타까운 일이 생겨서 당황스럽고 경기도 힘들게 준비했는데 코치님까지 나가신다고 하니 어떻게 감당을 해야하는지 모르겠다”라며 무거운 표정을 지었다.
권순찬 감독이 사퇴를 한 뒤 이야기를 했다고 밝힌 김연경은 “서로 당황스러워서 깊게 이야기할 상황이 아니었다. 그냥 경질이 되는 상황을 간단하게 설명해주셨다”라고 당시 상황을 돌아봤다.
신용준 신임단장은 이날 경기 전 인터뷰에서 김여일 단장과 권순찬 감독이 김연경과 옐레나의 로테이션 문제로 갈등을 빚어 사퇴를 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이에 이영수 대행은 “우리도 모든 로테이션을 연습을 했다. 지금도 하라면 할 수는 있다. 하지만 지금 로테이션이 가장 좋다고 판단했다”라며 구단이 요구한 로테이션을 받아들이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김연경 역시 “포지션이나 포메이션에 정답은 없다. 그런 이유로 경질했다고 하면 더 납득이 되지 않는다. 지금 로테이션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고 4패밖에 하지 않았다”라고 거들었다.
현재 사태에 대해 김연경은 “결국은 구단 말을 잘 듣는 감독을 원한다는 말밖에 되지 않는다. 다음 감독님이 왔을 때 우리는 이제 신뢰를 할 수 없다. 누구를 위해서 경질이 되신 것인지 모르겠다. 일요일에 바로 IBK기업은행과 경기가 있는데 수석코치님도 나가신다고 하니 우리끼리 경기를 해야하는 상황이 된 것 같다. 이런 일이 어떻게 있나 싶은데 이런 일이 생겼다”라고 한탄했다.
“이런 이야기를 하기 부끄럽다”라고 고개를 숙인 김연경은 “오늘도 팬들 덕분에 경기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할 수 있었다. 팬분들이 우리를 싫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라고 팬들의 응원을 부탁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