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이 안 난 팀도 아니고…의아하다" 흥국생명 사태, 타팀 감독들도 충격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3.01.04 06: 10

“저도 의아합니다.”
지난 2일 흥국생명의 갑작스런 권순찬(48) 감독 경질 소식에 배구계가 뒤숭숭하다. 감독 마음은 감독이 가장 잘 안다고 같은 여자부 감독들의 충격도 크다. 
지난 3일 대전에서 열린 KGC인삼공사전을 앞두고 취재진을 만난 김종민(49) 한국도로공사 감독은 흥국생명 소식에 대해 “남의 팀 사정이라 이렇다 저렇다 말하기 그렇지만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항상 안타깝다”고 말했다. 도로공사를 7시즌째 이끌고 있는 김 감독은 여자부 현역 사령탑 중 가장 오래됐다. 

흥국생명 권순찬 감독이 선수들과 작전타임을 갖고 있다. 2022.11.01 / dreamer@osen.co.kr

이어 김 감독은 “감독은 책임지는 자리이지만 (흥국생명이) 성적이 안 나는 팀도 아니다. 그런 부분에서 많이 아쉽다. 좋은 팀이고, 더 올라갈 수 있는 분위기에서 (구단이) 그런 결정을 한 것에 대해 저도 의아하다”며 고개를 갸웃했다. 
여자부에서 첫 시즌인 고희진(43) KGC인삼공사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우리 경기에 신경쓰는 게 맞다. 지금 그 부분에 대해 얘기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말을 아꼈지만 삼성화재 시절부터 절친한 선후배 관계인 권순찬 감독의 소식에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시즌 10승23패 승점 31점으로 6위에 그친 흥국생명은 올 시즌 권순찬 감독 체제로 바꿔 반등에 성공했다. 14승4패 승점 42점으로 2위에 오르며 1위 현대건설(16승2패·승점 45)를 추격 중이었다. 
3세트 한국도로공사 김종민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2022.11.13 /jpnews@osen.co.kr
그런데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시점에 감독 교체가 결정됐다. 흥국생명은 임형준 구단주 이름으로 보도자료를 내며 “구단이 가고자 하는 방향과 부합하지 않아 부득이하게 권순찬 감독과 헤어지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가고자 하는 방향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지만 선수 기용에 있어 현장과 구단의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예비 FA’ 김연경을 데리고 윈나우를 해야 할 감독의 입장과 젊은 선수 위주로 리빌딩을 바란 구단의 시각이 달랐다. 
흥국생명 권순찬 감독이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 2022.11.22 / foto0307@osen.co.kr
이유야 어찌됐든 부임 첫 시즌부터 2위를 달리고 있는 감독을 시즌 절반만 지난 시점에 자른 건 이해 가능한 범위를 벗어났다. 상식이 아니다. 당분간 여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흥국생명은 수석코치인 이영수 감독대행 체제로 5일 인천에서 GS칼텍스를 상대한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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