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을 진짜 잘 쓰더라. 저보다 잘 차요.”
KGC인삼공사 주장 이소영(29)은 지난달 30일 GS칼텍스전에서 기막힌 발 재간을 두 번이나 선보였다. 실점 위기에서 발로 수비에 성공하며 3-1 역전승 발판을 마련했다.
2세트 8-8에서 네트를 맞고 떨어지는 공에 오른발을 쭉 내밀어 공을 걷어올린 이소영은 21-15에서 3연속 실점으로 쫓긴 상황에도 발로 팀을 살렸다. 실점 위기에서 마치 족구를 하듯 오른발로 자연스럽게 공을 반대 코트에 넘겼다. 이후 GS칼텍스 모마의 백어택이 벗어나면서 인삼공사가 달아나는 점수를 냈다.
경기 흐름을 내줄 수 있는 상황에서 이소영의 발이 빛났다. 경기 후 고희진 인삼공사 감독은 “소영이가 발을 진짜 잘 쓴다. 저보다 잘 찬다”며 웃었다. 이소영은 지난 2021년 올림픽 국가대표 선수들과 출연한 SBS 예능 런닝맨에서도 족구 게임을 통해 감각적인 볼터치 실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타고난 운동 신경도 있어야 하지만 탄탄한 기본기 없이 불가능한 플레이. 이소영은 V리그에서 가장 기본기가 좋은 선수 중 하나로 평가된다. 공격뿐만 아니라 리시브, 수비가 안정적이다. 몸을 굴리며 공을 걷어내는 롤링 디그에 능하다.
리시브 라인이 약한 인삼공사이지만 이소영이 리베로 못지않은 움직임으로 든든히 뒷받침하고 있다. 실제 이소영은 올 시즌 디그 5위(세트당 3.97개), 리시브 효율 7위(44.72%)로 리베로가 아닌 선수 중에서 각각 1위, 3위다.
수비 부담이 큰 상황에서 공격도 살아나고 있다. 지난달 25일 현대건설전에서 시즌 개인 최다 26점을 올리며 공격 성공률 56.10%로 맹활약했고, 30일 GS칼텍스전도 13점을 올렸다. 2경기 연속 공격 점유율을 높여 외국인 선수 엘리자벳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GS칼텍스전 4세트 듀스에서 마지막 점수를 올린 것도 이소영이었다.
이소영의 공수 활약에 힘입어 인삼공사도 3연승을 기록, 3라운드 4승1패로 반등에 성공했다. 5위 중위권으로 치고 올라가며 봄배구 희망을 키웠다. 고희진 감독도 “소영이가 정말 듬직하다. 소영이를 필두로 모든 선수들이 정말 여전사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금처럼만 하면 좋은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인삼공사는 3일 대전에서 4위 한국도로공사 상대로 4연승에 도전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