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인’ 라건아(34, KCC)는 과연 서장훈(49)의 대기록을 깰 수 있을까.
전주 KCC는 31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개최된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3라운드’에서 원주 DB에게 90-102로 패했다. 5연승이 좌절된 KCC(13승 14패)는 6위로 밀렸다. DB(11승 16패)는 한국가스공사와 공동 8위가 됐다.
이날 18점을 올린 라건아는 ‘KCC 레전드’ 추승균(1만 19점) 해설위원을 넘어 1만 25점을 기록, 정규시즌 통산득점 4위로 올라섰다. 라건아는 역대 3위 김주성 DB 코치의 1만 288점에도 불과 263점 차이로 근접했다.
라건아는 531경기서 평균 18.9점의 높은 득점력을 보이며 대기록을 달성했다. 과연 라건아가 부상없이 지금의 득점력을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까.
라건아가 김주성의 기록을 넘기 위해서는 14경기만 더 뛰면 가능하다. 올 시즌 안에 충분히 깰 수 있다는 의미다. 외국선수 중 1위 애런 헤인즈의 1만 878점은 46경기를 더 뛰어야 한다. 다음 시즌에 경신이 가능하다.
서장훈의 정규시즌 최다 1만 3231점은 프로농구 불멸의 대기록 중 하나로 꼽힌다. 라건아도 앞으로 170경기 이상을 뛰어야 경신이 가능하다. 라건아가 적어도 세 시즌 이상을 더 뛰어야 한다. 라건아의 철저한 몸관리를 보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라건아도 벌써 만 34세다. KBL은 한국국적을 이미 취득해 국가대표까지 뛴 라건아에게 외국선수 신분을 적용하고 있다. 다만 올 시즌이 끝나면 라건아에게 국내선수 신분을 적용할지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아이러니하지만 라건아가 좋은 기량을 유지하고 있기에 국내선수 신분적용은 안 될 가능성이 높다. 라건아를 보유하지 못한 구단에서 형평성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이 크다.
KBL에서 라건아가 계속 외국선수 신분을 적용 받는다면 향후 노쇠화에 따라 퇴출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그럴 경우 라건아의 KBL 득점시계는 멈추게 된다. 라건아의 대기록 달성여부는 그의 몸관리나 기량보다 신분에 의해 더 크게 좌우되는 셈이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KBL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