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축구로 결과를 만들어 낸 모리야스 하지메(54) 감독이 변화를 예고했다.
일본축구협회(JFA)는 28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JFA는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2026 대회를 목표로 하는 일본 대표팀 감독 자리에 모리야스 감독과 계약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2018년부터 일본 대표팀을 이끈 모리야스 감독은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성과를 냈다. 일본은 독일과 스페인을 격파하며 조 1위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그는 과감하게 점유율을 포기하고 버티다가 승부를 보는 실리축구의 승리였다. JFA는 이러한 성과를 인정해 모리야스 감독에게 다음 북중미 월드컵까지 맡기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모리야스 감독은 일본 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이후 연임에 성공한 사령탑이 됐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그는 취임 기자회견을 통해 "책임감을 느낀다"라며 "월드컵이 끝나고 두 가지 생각이 있었다. 목표에 한 발짝 미치지 못하고 끝난 아쉬움과 어떻게 했으면 이겼을까라는 생각을 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모리야스 감독은 새로운 변화를 암시했다. 그는 "공을 쥐고 게임을 지배하는 부분을 특히 강화해야 한다"라며 앞으로는 공 점유율을 높이겠다고 선언했다. 소리마치 야스하루 JFA 기술위원장 역시 '능동적인 축구'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분명 모리야스 감독의 극단적인 실리축구는 일본 내에서도 논란을 빚었다. 일본의 스페인전 점유율은 14%에 불과했고, 지나친 도박수였다는 평가도 있다. 이번 대회 두 골이나 기록한 도안 리츠 역시 "독일, 스페인을 상대로 했던 축구는 선수들이 하고 싶은 축구가 아니었다. 단지 승리 확률을 높이기 위해 택한 수단일 뿐이었다"라며 "이상적인 축구를 통해 이기고 싶다. 좋은 선수들도 있고, 그렇게 할 수 있는 잠재력도 있다"고 공개적으로 불만을 제기했다.
감독 입장에서는 불쾌할 수도 있는 발언이지만, 모리야스 감독은 기꺼이 도안의 비판을 받아들였다. 과연 변화를 택한 모리야스호가 이상적인 과정과 결과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을까.
/finekosh@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