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골키퍼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30, 아스톤빌라)의 이중적인 모습이 화제가 됐다.
마르티네스는 19일(한국시간) 오전 0시 카타르 루사일의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랑스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에 나서 연장전까지 3-3으로 비긴 후 승부차기에서 4-2로 승리한 아르헨티나의 우승에 기여했다.
특히 마르티네스는 승부차기에서 프랑스 2번 키커 킹슬리 코망의 슈팅을 막아냈고 3번 오렐리앵 추아메니의 실축을 유도해내면서 아르헨티나에 승기를 가져왔다. 마르티네스는 결국 이번 대회 골든 글러브를 수상하는 영예를 누렸다.
그런데 영국 '데일리 메일'은 마르티네스가 이날 상대 공격수 킬리안 음바페(24, 파리 생제르맹)를 향해 보인 행동에 실망감을 표시했다. 경기장에서 보여준 행동과 라커룸에서 나온 모습이 상반됐기 때문이다.
마르티네스는 우승을 확정한 뒤 허탈하게 앉아 있던 음바페를 찾아가 위로했다. 옆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함께 있었다. 음바페는 이 경기에서 1966년 잉글랜드 전설 제프 허스트 이후 56년 만에 해트트릭을 기록했으나 준우승으로 빛이 바랬다.
하지만 마르티네스는 경기 후 라커룸에 들어가서는 음바페를 조롱했다. 아르헨티나 선수들은 기쁨에 겨운 나머지 앞사람의 허리를 잡은 채 쭉 늘어서며 노래를 불렀다. 반복되는 후렴구 사이에 한사람씩 짧은 문구를 넣어 부르는 노래였다. 그런데 마르티네스는 "죽은 음바페를 위하여"라고 외쳤고 동료들도 따라 웃었다.
이 매체는 "마르티네스는 나이스 가이가 아니었다. 아르헨티나가 승리한 후 자신의 양면성을 모두 보여줬다"면서 "그는 패배한 음바페를 위로하는 프로정신과 스포츠맨십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속마음은 여전히 최고 선수들의 약을 올리는 전문가적인 모습이 남아 있었다"고 비판했다.
마르티네스가 이런 행동을 한 것은 음바페가 지난 9월 한 인터뷰 때문이라고 추측된다. 당시 음바페는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에 비해 우리는 유럽에서 높은 수준의 경기를 뛴다. 네이션스리그 같은 대회를 통해 월드컵을 준비하지만 남미에는 이런 게 없다"면서 "남미 축구는 유럽만큼 발전하지 않았기 때문에 최근 월드컵에서 항상 유럽이 승리하는 것"이라고 노골적으로 남미 축구를 깎아내렸다.
그러자 마르티네스는 음바페를 향해 "그는 남미에서 뛰어본 적이 없다. 그런 경험을 하지 않으면 말하지 않는 것이 나을 수 있다. 그렇지만 그의 말에 틀린 것은 없다. 어쨌든 그들은 우리가 월드컵 클래스 팀이라는 것을 알고 있고 그들은 우리를 존경한다"고 받아친 바 있다.
더구나 마르티네스는 이날 골든 글러브를 수상한 뒤 이상한 행동으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마르티네스는 손 모양으로 된 골든 글러브 트로피를 자신의 주요 부위에 가져가는 다소 외설적인 세리머니를 펼쳐 지켜보는 이들을 당황하게 만들기도 했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