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30, 아스톤 빌라)가 해트트릭을 기록하고도 패배한 킬리안 음바페(24, PSG)를 위한 잠깐의 침묵의 시간을 제안했다.
미국 'ESPN'은 19일(이하 한국시간) 공식 소셜 미디어 계정을 통해 "아르헨티나의 골키퍼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가 킬리안 음바페를 위한 침묵의 시간을 가졌다"라고 전했다.
아르헨티나는 19일 오전 0시 카타르 루사일의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프랑스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대망의 결승전을 치러 전후반을 2-2로 마친 뒤 연장전도 3-3으로 마무리했다. 이어진 승부차기 혈투 끝에 아르헨티나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리오넬 메시는 결승전 멀티 골을 포함해 이 대회 총 7골 3도움을 기록하며 아르헨티나를 직접 월드컵 우승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에는 메시만큼 중요했던 선수가 한 명 더 있다. 바로 수문장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다.
아르헨티나의 주전 골키퍼 에밀리아노는 이번 월드컵 전 경기에 출전해 아르헨티나의 골문을 든든히 지켰다. 특히 네덜란드와 치른 8강 경기에서는 승부차기에 돌입한 뒤 네덜란드의 1번 키커 버질 반 다이크, 2번 키커 스티븐 베르하위스의 킥을 막아내며 아르헨티나를 위기에서 구했다.
에밀리아노의 활약은 결승전에서도 돋보였다. 비록 킬리안 음바페에게 해트트릭을 허용하긴 했지만, 승부차기 상황에서 프랑스의 2번 키커 킹슬리 코망의 슈팅을 막아내면서 아르헨티나에 우승을 선물했다.
ESPN은 아르헨티나 대표팀의 경기 종료 후 라커룸 상황을 영상으로 공유했다. 해당 영상 속 아르헨티나 선수들은 흥겨운 노래를 부르며 기차놀이를 즐기고 있다.
선수들 모두 목소리 높여 노래를 부르던 상황, 에밀리아노는 갑자기 멈춰서서 입에 손가락을 가져다 대며 선수들에게 침묵할 것을 요구했다. ESPN에 따르면 에밀리아노는 "잠깐, 음바페를 위해 침묵!"이라고 말했다.
에밀리아노의 말을 들은 선수들은 모두 춤과 노래를 잠시 멈췄다. 하지만 이 침묵은 1초를 넘기지 않았고 에밀리아노는 다시 춤을 추기 시작했다.
에밀리아노는 평소 별난 행동으로 유명하다. 프리미어리그에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선방을 기록한 뒤 우스꽝스러운 춤사위로 맨유 선수들을 도발했고 지난해 2021 남미축구연맹(CONMEBOL) 콜롬비아와 승부차기에서는 선방을 선보일 때마다 도발적인 춤을 보여줬다.
에밀리아노는 강하다 못해 뻔뻔하기까지 한 정신력을 무기로 아르헨티나에 영광을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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