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결승전의 사나이다웠다. 앙헬 디 마리아(34, 유벤투스)가 마지막 월드컵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아르헨티나는 19일 오전 0시(한국시간) 카타르 루사일의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프랑스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대망의 결승전에서 연장전을 3-3으로 마무리한 뒤 승부차기 혈투 끝에 승리하며 36년 만에 월드컵 최정상에 올랐다.
메시의 '라스트 댄스'가 화려하게 빛났다. 그는 멀티골을 터트린 데 이어 운명의 승부차기에서도 1번 키커로 나서서 골망을 가르며 자기 손으로 월드컵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로써 메시는 자신의 마지막 월드컵이자 5번째 월드컵에서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날 라스트 댄스를 춘 선수는 메시만이 아니었다. 그의 오랜 동료 디 마리아 역시 자신의 마지막 월드컵 무대가 될 것이 유력한 이번 경기에서 마지막 불꽃을 뜨겁게 불태웠다.
사실 디 마리아는 선발 출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깜짝 카드였다. 그는 토너먼트 내내 단 8분밖에 뛰지 않은 데다가 조별리그 활약도 좋지 않았기에 벤치에 앉을 것으로 점쳐졌다. 하지만 리오넬 스칼로니 아르헨티나 감독은 큰 경기에서 강했던 디 마리아를 선발로 내세웠다.
스칼로니 감독의 승부수는 신의 한 수였다. 초반부터 왼쪽 측면을 휘젓던 디 마리아는 전반 21분 절묘한 드리블로 우스만 뎀벨레를 제쳐냈고, 그의 발에 걸려 넘어지며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그리고 이는 메시의 선제골로 이어졌다.
디 마리아는 단숨에 추가골까지 뽑아냈다. 그는 전반 36분 메시의 패스로 시작된 역습 과정에서 알렉시스 맥 알리스터의 패스를 받아 왼발 마무리로 골망을 흔들었다.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대회 첫 골을 터트린 디 마리아는 부담감을 모두 씻어낸 듯 눈물을 흘렸다.
이 골로 디 마리아는 코파 아메리카 결승전과 월드컵 결승전에서 모두 득점한 최초의 아르헨티나 선수가 됐다. 2008 베이징 올림픽 결승전과 2022 피날리시마 결승에서도 득점포를 가동한 '결승전의 사나이'다운 기록이다.
이후 디 마리아는 후반 19분 마르코스 아쿠냐와 교체돼 피치를 빠져나왔다. 아르헨티나는 이후 킬리안 음바페에게 연이어 실점하며 위기를 맞았지만, 승부차기 접전 끝에 승리하며 36년 만에 월드컵을 제패했다.
이로써 디 마리아는 메시와 함께 아르헨티나 국가대표로서 들어 올릴 수 있는 모든 메이저 대회 우승 트로피를 획득했다. 디 마리아의 라스트 댄스는 메시만큼이나 눈부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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