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리오넬 메시(35)가 주인공이었다면 프랑스 킬리안 음바페(24, 이상 파리 생제르맹)는 주인공을 능가하는 조연이었다. 그것도 역대 찾아 보기 힘든 막강 2인자였다.
음바페는 19일(한국시간) 오전 0시 카타르 루사일의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에 선발 출전,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음바페는 0-2로 뒤진 후반 35분 만회골을 넣었다. 콜로 무아니가 페널티킥을 얻어내자 키커로 나서 골을 성공시켰다. 음바페는 1분 뒤 동점골까지 만들었다. 박스 왼쪽에서 슈팅을 날려 멀티골에 성공했다.
2-2로 돌입한 연장전에서도 음바페의 활약은 이어졌다. 메시의 골로 2-3으로 뒤진 연장 후반 12분 음바페가 다시 페널티킥 키커로 나서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프랑스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등장해 해결사 임무를 완벽하게 해낸 음바페였다.
음바페가 기록한 해트트릭은 월드컵 역사상 56년 만에 나온 대기록이다. 1966년 대회 때 개최국 잉글랜드의 제프 허스트가 유일하게 보유하고 있었다. 또 음바페는 브라질의 바바(1958, 1962년) 이후 60년 만에 월드컵 두 대회 연속 결승에서 골을 기록한 선수가 됐다.
경기 전 5골을 기록 중이던 음바페는 3골을 더해 8골로 이번 대회 골든슈(득점왕)를 받아 들었다. 무엇보다 7골을 기록한 메시를 제쳤다. 메시와 개인 대결에서 사실상 승리한 음바페였다. 이미 '24세 시절 메시'를 기록에서 넘어선 음바페였다.
하지만 음바페는 웃지 못했다. 연장전까지 1-1로 비긴 후 이어진 승부차기에서 프랑스가 2-4로 패했기 때문이다. 음바페는 시상대에 골든슈를 들고 은메달까지 목에 걸었으나 비통한 표정을 풀지 않았다.
음바페는 월드컵 역대 최고의 조연이었다. 결승전 해트트릭으로 골든슈을 품고도 준우승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더구나 축구 선수로서 모든 것을 이룬 역대 최고 선수 메시의 대관식에 최고의 라이벌로 활약한 극악의 라이벌로 남을 전망이다.
그러나 음바페는 이번 대회를 통해 메시 이후 '축구의 신' 계승자임을 전 세계에 알렸다. 프랑스를 위기 때마다 끌어올린 음바페는 왜 자신이 세계 최고 몸값을 받고 있는지 다시 한 번 각인시켰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