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호가 포르투갈전 승리 이후 한데 모여 우루과이-가나전 결과를 지켜보던 잊지 못할 장면이 카타르 월드컵 10대 명장면 중 하나로 뽑혔다.
'로이터 통신'은 18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월드컵에서 인상 깊었던 10가지 기억에 남을 장면'을 자체 선정해 공개했다.
매체는 두 번째 명장면으로 '한국의 초조한 기다림'을 선정하며 "황희찬이 H조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추가 시간 결승골을 터트렸을 때 힘든 순간이 시작됐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매체는 "우루과이가 추가골을 넣지 않기를 기도하는 한국 선수들은 센터 서클에 모여 휴대폰을 들여다보며 10분 가까이 괴로워해야 했다. 마침내 16강 진출이 확정되자 그들은 열광하는 팬들을 향해 다 같이 질주했다"라고 덧붙였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3일 카타르 도하 알 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포르투갈과 조별리그 3차전에서 전반 5분 만에 선제골을 내줬지만, 전반 27분 김영권의 동점골과 후반 추가시간 황희찬의 역전골로 기적 같은 2-1 역전승을 거뒀다.
그러나 벤투호는 아무도 마음껏 웃지 못했다. 같은 시각 열리고 있던 우루과이와 가나의 경기 결과에 따라 한 골 차로 16강 진출이 좌절될 수 있기 때문. 만약 2-0으로 이기고 있던 우루과이가 한 골 만 더 넣었다면, 16강 진출의 주인공은 한국이 아닌 우루과이였다.
다행히도 12년 전 루이스 수아레스의 '신의 손'에 당했던 가나는 이 악물고 우루과이의 공세를 막아냈다. 가나는 혼신의 수비는 물론이고 선수 교체와 골킥으로 시간까지 끌어가며 우루과이의 발목을 잡았다. 끝내 가나는 우루과이의 앞길을 막아서며 복수에 성공했다.
8시간 같던 8분이 지나고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그때야 한국 선수들은 관중석을 향해 달려가며 '2002년 슬라이딩 세레머니'를 펼쳤다. 모두가 피마르는 마음으로 기다렸던 순간이었다.
경기 후 이강인은 "추가 시간이 너무 길었다. 너무 힘들었다"라고 말했고, 황인범 역시 "경기가 너무 안 끝나서 혼났다. 모두가 한마음으로 기도했다"라고 이야기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도 지난 4년 중 가장 기뻤던 순간을 묻자 "포르투갈전 승리 이후 우루과이와 가나 경기가 끝났을 때"라고 답했다.
한국의 영원 같았던 8분 이외에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르헨티나전 승리, 4강전에서 요슈코 그바르디올을 무너뜨린 리오넬 메시의 마법 같은 드리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눈물, 일본의 독일·스페인 격파, 남자 월드컵 첫 여성 주심, 모로코 팬들의 열정적인 응원 등이 10대 명장면으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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