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넬 메시(35, 파리 생제르맹)의 대관식을 준비하는 아르헨티나에 특명이 내려졌다. 바로 프랑스의 진정한 에이스 앙투안 그리즈만(31,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을 막는 것이다.
프랑스와 아르헨티나는 19일(한국시간) 오전 0시 카타르 루사일의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대망의 결승전을 치른다.
경기를 앞두고 가장 큰 관심사는 역시 이번 대회 나란히 5골을 기록 중인 메시와 킬리안 음바페(24, PSG)의 득점 대결이다. 자신의 마지막 월드컵에서 생애 첫 우승에 도전하는 메시는 매 경기 엄청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만 5골 3도움으로 득점 1위, 도움 1위를 달리며 화려한 라스트 댄스를 추고 있다.
'차세대 황제' 음바페 역시 카타르에서 득점력을 뽐내고 있다. 그는 빠른 발과 송곳 같은 슈팅을 자랑하며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의 역사적인 월드컵 2연패 도전을 이끌고 있다. 음바페는 모로코와 4강전에서도 환상적인 드리블로 랑달 콜로 무아니의 추가골을 만들어내며 팀을 결승으로 안내했다.
메시와 음바페의 뒤를 바짝 쫓고 있는 올리비에 지루(36, AC 밀란)의 발끝에도 관심이 쏠린다. 그는 조별리그에서부터 물오른 득점력을 자랑하더니 잉글랜드와 8강전에서도 결승골을 뽑아내며 영웅으로 떠올랐다. 지루는 A매치 통산 53골을 기록하며 전설 티에리 앙리를 제치고 프랑스 대표팀 최다 득점 기록까지 새로 썼다.
하지만 아르헨티나로서는 우선 '진짜 에이스' 그리즈만을 봉쇄해야 한다. 주로 공격수로 뛰던 그는 이번 대회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변신했다. 폴 포그바와 은골로 캉테를 잃은 디디에 데샹 감독은 "그리즈만에게 다른 것을 부탁했다. 확실히 골은 줄어들겠지만, 그는 태클과 공을 되찾는 것도 좋아한다"라며 그에게 공수의 연결고리 역할을 맡겼다.
데샹 감독의 선택은 정답이었다. 그리즈만은 중원에서 헌신적인 플레이를 펼치며 공수 밸런스를 책임지고 있다. 축구 통계 업체 '옵타'에 따르면 그는 지난 모로코전에서만 압박 상황에 무려 101회나 가담하기도 했다. 뒤에서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는 그리즈만 덕분에 음바페-지루-우스만 뎀벨레가 전방에서 부담 없이 공격에 집중할 수 있는 것이다.
득점은 줄어들었지만, 날카로운 패스는 더 늘어났다. 그리즈만은 이번 대회에서 3.5의 기대 도움(xA)을 기록하며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다. 실제 도움 역시 3도움으로 메시, 브루노 페르난데스, 해리 케인, 이반 페리시치와 함께 공동 1위를 기록 중이다. 프랑스의 공격은 그리즈만의 발끝에서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유다.
영국 'BBC'는 "그리즈만은 프랑스의 과소평가된 레전드가 아닐까"라며 감탄했고,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잉글랜드 감독 역시 그를 콕 집어 "경이적인 선수"라고 칭찬했다. 'ESPN'의 줄리안 로렌스 기자도 "그리즈만의 포지션 변경은 데샹 감독의 위대한 결정"이라고 칭송했다.
해외 도박사들 역시 그리즈만을 골든볼(대회 최우수 선수) 후보로 꼽고 있다. 메시가 1위, 음바페가 2위, 그리즈만이 3위다.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는 만큼, 우승 트로피의 향방과 결승전 활약에 따라 골든볼의 주인공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과연 메시가 36년 만에 아르헨티나에 우승을 안기며 해피 엔딩을 맞게 될까 혹은 그리즈만이 과거 동료 메시의 대관식을 방해하며 프랑스의 2연패를 일궈낼까. 2022 카타르 월드컵이 마지막 여정만 남겨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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