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난 세력들이 벤투 감독이 한국에 끼친 영향력을 어마어마한 것처럼 표현한다."
국가대표 출신 김형범(38) 해설위원이 파울루 벤투(53) 감독의 지도력과 영향력에 대해 의문을 표했다.
김형범은 14일 김민구 해설 위원과 함께 유튜브 채널 '채널 석세스'에 출연해 벤투 감독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위험한 이야기"라고 입을 연 뒤 "(성적이) 안 좋았다면 벤투 감독에게 화살이 장난 아니었을 것이다. 월드컵 나가기 전부터 벼르고 있던 팬들이 많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형범은 "그랬던 팬들이 돌변해서 '벤버지'라고 한다. 벤투를 믿고 지지했던 분들은 인정하지만, 그렇지 않았던 분들이 너무 많다. 약간 냄비근성이 강하다고 생각한다. 갑자기 너무 찬양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김형범은 국내 감독과 벤투 감독의 지도력에 큰 차이가 없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카타르 월드컵 우리나라 선수단을 두고 역대급이라는 표현을 많이 한다"라며 "국내에서 감독할 수 있는 급으로도 이 정도 축구는 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벤투 감독이 업적을 이룬 건 맞지만, 한국 축구의 어마어마한 걸 뭔가 바꿔서 빌드업이란 게 완전히 바뀌었다? 대한민국 축구가 막 바뀌었다? 나는 그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김형범은 벤투를 추켜세우는 엄청난 세력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엄청난 세력들이 벤투 감독이 한국에 끼친 영향력이 어마어마한 것처럼 표현한다"라며 "대한민국이 월드컵에서 보여준 축구가 4년 동안 빌드업 축구를 만들어서 이룬 엄청난 업적?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반박했다.
김형범은 "벤투 감독이 월드컵에 와서 한국이 갖고 있는 특성을 더 살렸다고 본다. 벤투 감독이 바뀌었다고 보는 게 맞다. 물론 기초적인 빌드업에 대한 작업을 오랫동안 해왔기 때문에 월드컵에서 어느 정도 우리 축구를 할 수 있었다라는 점은 인정한다. 하지만 그걸 못할 멤버는 아니었다"라고 말을 이어 나갔다.
끝으로 김형범은 "공로도 인정한다. 폄하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한국 축구가 벤투의 축구 때문에 이만큼 올라왔다' 이건 아니다. 매번 너무 힘든 경기만 했다"라며 "한국이 가장 잘했던 것을 빌드업 축구로 보기에는 힘들다. 사실 우리는 수비 축구, 조직력 축구, 헌신하는 축구를 했다. 그런데 (벤투 감독이) 이런 부분을 하려고 했던 건 아니지 않은가?"라고 덧붙였다.
한편 벤투 감독은 16강 브라질전 패배를 끝으로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그는 대한축구협회와 재계약 협상 과정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지난 13일 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고국 포르투갈로 돌아가며 4년 4개월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벤투 감독은 일단 휴식을 취하며 다음 행선지를 찾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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