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수(30, 전북현대)가 파울루 벤투(53) 감독의 '신의 한 수'를 공개했다.
김진수는 송민규와 함께 15일 SBS 파워FM ‘두시탈출 컬투쇼’에 게스트로 출연해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여정을 되돌아봤다. 김진수는 조별리그 3경기와 16강전에 모두 선발 출전하며 벤투호 핵심 선수로 활약했다.
김진수는 벤투 감독의 가나전 퇴장 이야기도 꺼냈다. 앞서 벤투 감독은 가나와 조별리그 2차전 경기 종료 직후 앤서니 테일러 주심에게 거세게 항의하다가 퇴장당했다.
당시 테일러 주심은 한국의 마지막 코너킥 기회를 무시한 채 경기를 끝냈다. 이에 김영권을 비롯한 한국 선수들이 격하게 어필했고, 벤투 감독 역시 곧바로 달려가 항의했다. 테일러 주심은 벤투 감독에게만 레드카드를 꺼내 들었다.
경기 후 벤투 감독이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해 일부러 거칠게 항의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테일러 주심이 이미 경고가 있던 김영권을 보면서 주머니 속 카드에 손을 가져다 댔는데, 벤투 감독이 시선을 끌고 대신 퇴장당했다는 이야기였다.
김진수는 벤투 감독의 퇴장 상황을 떠올리면서 "다 이유가 있었던 것 같다"고 인정했다. 그는 "사실 그때 경기장에서 감독님이 왜 화가 났는지 잘 몰랐다. 물론 분하긴 했지만, 그렇게 (격렬히 항의)하시는 걸 처음 봐서 조금 놀랐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다 이유가 있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영권은 벤투 감독 덕분에 퇴장을 면하며 포르투갈과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 출전할 수 있었다. 그는 동점골까지 터트리며 한국의 기적 같은 16강 진출을 이끌었다. 그야말로 벤투 감독의 거센 항의는 '신의 한 수'였던 셈이다.
이어 김진수는 "(벤투 감독은) 운동장 안과 밖에서 행동을 잘 구별하신다. 그리고 운동장 내에서 실수를 하더라도 그 하나로 인해 평가를 바꾸지 않는다. 배울 점이 많은 분"이라고 덧붙였다.
김진수는 벤투 감독의 마지막 인사도 공개했다. 그는 "감독님께서 선수들에게 '지금까지 지도한 선수들 중 너희들이 가장 자랑스럽다. 함께해서 행복했다'라고 해주셨다. 그때 모두가 다같이 울었다"라고 밝혔다.
한국 대표팀과 4년 4개월 여정을 마무리한 벤투 감독은 지난 13일 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고국 포르투갈로 돌아갔다. 그는 휴식을 취하며 다음 행선지를 찾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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