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디펜딩 챔피언'이었다. 지난해 '어우삼(어차피 우승은 삼성생명)'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압도적인 전력을 과시하며 정상에 오른 삼성생명은 올 시즌 개막전에서 장우진이 빠진 국군체육부대(이하 상무)에 패하며 우려를 자아냈다. 국가대표 조승민이 상무에서 돌아왔지만, 간판 안재현이 한국거래소로 이적한 공백이 크지 않느냐는 분석이었다. 하지만 우려는 잠깐. 개막전 후 3연승을 달성하며 단독선두로 나섰다.
삼성생명(감독 이철승)은 지난 13일 경기도 수원의 탁구전용경기장 스튜디오T(광교체육관)에서 열린 2023 두나무 한국프로탁구리그(KTTL) 남자 코리아리그 경기에서 이상수-조승민-조대성 3인방의 활약에 힘입어 한국거래소(감독 유남규)를 매치스코어 3-1로 제압했다. 지난 2일 개막전 패배 이후 보람할렐루야-KGC인삼공사-한국마사회를 차례로 꺾으며 누적승점 11점으로 상무(3승, 승점10)를 제치고 단독선두로 나섰다. 반면 '신생팀 돌풍'을 예고했던 한국거래소는 첫 승 뒤 주전들의 부상으로 연패에 빠졌다(리그 5위).
사실 경기는 시작 전부터 삼성생명으로 크게 기울었다. 2장 황민하가 무릎부상으로 결장이 길어지고 있는 가운데, 1장 안재현이 지난 9일 KGC인삼공사 전부터 허리통증을 호소했기 때문이다. 유남규 감독은 안재현을 3매치 복식과 5매치로 배치한 가운데, 3, 4장인 17세 길민석와 '중펜' 서중원을 전진배치했다. 삼성생명이 4-0, 퍼펙트 승리를 거둘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1매치에서 삼성의 최고참 '닥공' 이상수는 길민석을 게임(세트)스코어 2-0(11-7 11-3) 로 가볍게 제쳤다. 매치스코어 4-0이 현실화되는 듯 싶었다. 하지만 내셔널리그(영도구청)에서 올라온, 코리아리그 유일의 중펜(중국식 펜홀더) 선수인 서중원의 반전을 만들어냈다. 한국거래소에 사실상 연습파트너로 입단한 서중원은 예상을 깨고 국가대표 조승민을 상대로 중펜 특유의 까다로운 구질을 선보이며 2-1(11-7 9-11 11-8)로 승리했다. 자신의 코리아리그 첫 승(1승1패)이자, 팀에 승점 1점을 안기는 귀중한 승리였다. 올시즌 개인전 4연승을 달리던 조승민이었기에 더욱 의미가 깊었다.
일격을 당했지만 삼성생명은 강했다. 3매치 복식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리그 최강의 복식조 이상수/조대성 조를 앞세워 허리통증에도 출전을 강행한 안재현의 복식조(+서중원)를 2-0(11-7 11-7)로 일축했다. 이어 4매치 에이스 대결에 조승민이 아직 경험이 부족한 길민석을 2-0(11-3 11-9)로 누르며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조승민은 국군체육부대 김민혁과 개인전적 5승1패를 기록하고 있다.
2023 두나무 한국프로탁구리그는 2023년 2월말까지 남녀 코리아리그가 펼쳐지며, 3~5월에는 남녀 내셔널리그가 열린다. 화요일을 제외한 매일 오후 3시와 7시, 하루 두 경기씩 광교체육관 내 스튜디오T에서 열린다. 베리미디어, 스카이스포츠, tvn스포츠를 통해 TV로 중계되며, 티켓링크를 통해 입장권을 구매할 수 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