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정부가 축구선수 출신 아미르 나스르-아자다니(26)를 사형할 계획이라는 끔찍한 소식이다. 이유는 그가 반정부 시위를 지지했다는 것이다.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는 13일(한국시간) 공식 소셜 미디어 계정을 통해 "프로 축구선수 아미르 나스르-아자다니가 이란에서 여성의 권리와 기본적인 자유를 위한 캠페인을 펼친 후 사형을 앞두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FIFPRO는 "우리는 이 소식에 충격받았고 역겨움을 느끼고 있다"라며 "우리는 그와 연대할 것이며 그의 처벌을 즉각 철폐할 것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이란와이어'에 따르면 이란 정부는 나스르-아자다니를 '모하르베(moharebeh)' 혐의로 교수형에 처할 계획이다. 모하르베란 '사회를 상대로 한 전쟁을 일으키는 범죄'를 뜻하는 이슬람 용어로 보편적 규범과 사회 질서를 위협하는 중대 범죄를 일컫는 말이다.
나스르-아자다니는 에스마일 체라기 대령 살해 혐의로 기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매체는 "이란 이슬람 혁명수비대(IRGC)는 지난 11월 17일 체라기 대령이 전국적인 시위 도중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그리고 사흘 뒤 국영방송 IRIB는 체라기 살해 혐의로 기소된 3명의 강제 자백을 담은 영상을 공개하며 이들이 체라기와 조직원 두 명을 죽였다고 주장했다"라며 "IRIB는 피고인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소셜 미디어에 나스르-아자다니를 포함한 3명의 신원이 공개됐다"라고 전했다.
이어 매체는 "소식통에 따르면 나스르-아자다니가 시위에 참여한 건 맞지만, 그는 체라기가 사망한 지역의 시위에 참여하진 않았다. 게다가 그는 짧은 기간만 시위에 나섰고 몇 시간 동안 구호를 외치는 데 그쳤다. 그는 정부군 3명을 살해하는 데 아무 역할을 하지 않았다"라며 "그의 가족들은 체포 소식을 알리지 말라고 보안군에게 위협받았다. 만약 가족들이 외신에 나스르-아즈다니 아자다니 이야기를 꺼내거나 목소리를 낸다면 그의 사형 선고가 확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이란에서는 전국적인 시위가 펼쳐지고 있다. 지난 9월 중순, 20대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던 이유로 경찰에 끌려갔고 이후 의문사를 당하면서 여론이 들끓었다. 세 달 가까이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면서 수백 명이 사망하고 2만여 명이 구금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이란은 반정부 시위와 관련해 지금까지 두 명을 처형했다. 지난 8일 모센 셰카리라는 이름의 23세 소년을 교수형에 처했고, 12일에는 레슬링 선수 마지드 레자 라나바드를 공개 처형했다.
나스르-아자다니의 사형 소식에 많은 축구계 인사들이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알리 카리미와 메흐디 마다비키아, 마수드 쇼자에이, 레자 노로우지 등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사형 집행 철회와 나스르-아자다니 지지를 요청했다.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한 대표팀 선수들 중에서는 알리레자 베이란반드 골키퍼가 구체적인 이름 언급 없이 사형 집행을 취소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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