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블리자드 인수 긍정론 ‘수면 위’, 전문가 “수직적 합병 막기 힘들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본격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에 제동을 건 가운데, FTC가 소송에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반독점 관련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는 같은 공급 사슬에 속하는 ‘수직적 합병’ 사례에 속하는데, 이는 경쟁사 인수와 관련이 되어 있는 ‘수평적 합병’과 궤를 달리 한다는 의견이다.

10일(이하 한국시간) 로이터 통신은 반독점 전문가들의 의견을 인용해 “FTC가 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합병 건을 대상으로 제기한 반독점 소송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MS,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빅 딜’은 지난 1월 이뤄졌다. 인수합병 금액은 687억 달러(약 82조 원) 규모로, MS 46년 역사상 역대 최고다.

FTC는 세계적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는 IP를 지닌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인수로 MS가 상당한 시장 지배력을 발휘할 것으로 봤다. FTC는 소송을 제기하며 MS의 과거 행보를 문제 삼았다. FTC는 제출한 고발장에서 지난 2021년 MS가 베데스다의 모회사인 제니맥스를 인수해 다른 콘솔 플랫폼과의 경쟁을 억제했다고 강조했다. FTC는 “MS가 당시 EU에 ‘독점 가능성이 없다’고 확신을 주었으나, ‘스타필드’ ‘레드폴’ 등 몇몇 베데스다의 IP를 독점화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몇몇 전문가들은 과거 판례를 이유로 FTC의 승소 가능성이 낮다고 전했다. 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는 ‘수직적 합병’ 사례다. 인수합병 대상인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IP 공급 업체로 소니, 구글과 같은 플랫폼 기업과 다르게 직접적인 경쟁 관계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로이터 통신은 전문가의 의견을 인용해 “MS가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결정 이후 대표 IP ‘콜 오브 듀티 시리즈’를 닌텐도, 소니에 공급하기로 한 것은 판사를 설득하기 위한 좋은 사례가 된다”고 전했다.

미국 반독점 관련 전문 변호사 안드레 바로우는 구체적으로 3건의 판례를 제시했다. 유나이티드 헬스 그룹의 체인지 헬스케어 인수, 일루미나의 그레일 인수, AT&T의 타임 워너 인수 사례를 꼽았다. 3건 모두 FTC의 반독점 소송이 기각되며 인수가 결정됐다. 모두 ‘수직적 합병’에 해당된다. 로저 알포드 노트르담 법학 대학 교수는 “‘수직적 합병’에 대한 반독점 소송에서 승소하기 힘들다. FTC에 정말 힘든 싸움이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lisc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