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합병과 관련해 본격적으로 제동에 나섰다. FTC는 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시 ‘시장 지배력’을 우려해 소송을 제기하기로 결정했다.
8일(이하 한국시간) FTC는 MS가 ‘콜 오브 듀티 시리즈’ 등 대형 IP(지식재산권)를 지닌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인수합병 건에 대해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금액은 687억 달러(약 82조 원)으로, 회사 역대 최고 금액이다.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와 관련해 중점이 된 IP는 단연 ‘콜 오브 듀티 시리즈’다. ‘콜 오브 듀티’는 지난 2003년 첫 타이틀이 출시된 이후, 전세계 FPS 유저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최신작인 ‘모던 워페어2’는 출시 첫주 만에 8억 달러(약 1조 54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여전한 인기를 과시했다. ‘콜 오브 듀티 시리즈’와 함께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디아블로’ ‘오버워치’ 등 다양한 인기 IP를 보유하고 있다.
FTC는 세계적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는 IP를 지닌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인수로 MS가 상당한 시장 지배력을 발휘할 것으로 봤다. FTC는 고발장에서 지난 2021년 MS가 베데스다의 모회사인 제니맥스를 인수해 다른 콘솔 플랫폼과의 경쟁을 억제했다고 강조했다. FTC는 “MS가 당시 EU에 ‘독점 가능성이 없다’고 확신을 주었으나, ‘스타필드’ ‘레드폴’ 등 몇몇 베데스다의 IP를 독점화했다”고 지적했다.
FTC 경쟁국장 홀리 베도바는 “MS는 이미 경쟁사들에 콘텐츠 제공을 보류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켰다. 앞으로도 그럴 수 있다”며 “우리는 MS가 전세계 게임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개발사를 장악하고, 이를 이용해 시장의 경쟁을 해치는 행위를 막으려고 한다”고 전했다.
FTC 위원회는 3대1로 이번 소송을 찬성했다. 리나 칸 위원장을 포함해 민주당 추천 위원 3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공화당 추천 위원 크리스틴 윌슨만 반대표를 행사했다. 이번 결정으로 리나 칸 위원장이 본격적으로 반독점 드라이브를 걸 지 주목된다. ‘아마존 저격수’로 명성을 떨친 리나 칸 위원장은 반독점 관련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MS는 이번 소송과 관련해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여전히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인수합병이 시장의 큰 발전을 이뤄낼 것으로 봤다. 브래드 스미스 MS 사장은 8일 성명서에서 “우리는 이번 인수합병이 게이머, 개발자들에게 경쟁을 확대하고, 더욱 많은 기회를 만들어 줄 것이라고 믿고 있다”며 “FTC에 지속적으로 반독점 우려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다. 법정에서 우리의 사건을 다룰수 있게 된 것은 환영한다”고 전했다.
액티비전 블리자드 측은 FTC의 소송에도 이번 인수합병이 성사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CNN은 바비 코틱 액티비전 블리자드 CEO가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인용해 “바비 코틱 CEO는 거래 성사를 자신하고 있다. 그는 이번 거래로 인해 시장에서 독점적인 위치를 차지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lisc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