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빅 딜’을 앞둔 마이크로소프트(MS)가 규제 당국의 반독점 우려 해소를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이같은 노력이 최근 빛을 발하고 있는 모양새다. MS는 닌텐도의 콘솔 플랫폼에 대표 IP(지식재산권)인 ‘콜 오브 듀티 시리즈’를 10년 간 공급 하기로 결정했으며, 스팀(Steam)을 운영하는 밸브의 CEO 게이브 뉴웰에게는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지난 7일(이하 한국시간) MS는 세계적인 콘솔 플랫폼 중 하나인 일본 닌텐도에 ‘콜 오브 듀티 시리즈’를 10년 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닌텐도 콘솔에 해당 IP가 입점하기로 결정이 난 것은 2013년 ‘콜 오브 듀티: 고스트’ 이후 약 10년 만이다. 당시 ‘닌텐도 위’ 플랫폼으로 출시됐으며, ‘닌텐도 스위치’로는 첫 론칭이 될 전망이다.
이번 닌텐도와의 계약은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를 놓고 반독점 여부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뤄졌다. 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금액은 687억 달러(약 82조 원)으로, 회사 역대 최고다. 단숨에 MS가 전세계 매출 기준 3위의 회사가 되기 때문에 경쟁사 소니는 액티비전 블리자드가 지닌 IP의 독점 우려로 난색을 표했다.
중점이 된 IP는 단연 ‘콜 오브 듀티 시리즈’다. ‘콜 오브 듀티’는 지난 2003년 첫 타이틀이 출시된 이후, 전세계 FPS 유저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게임이다. 최신작인 ‘모던 워페어2’는 출시 첫주 만에 8억 달러(약 1조 54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여전한 인기를 과시했다. 소니는 MS의 ‘엑스박스’ 플랫폼이 ‘콜 오브 듀티’를 독점할 것을 크게 우려했다.
이에 MS는 소니가 제기하는 IP 독점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닌텐도에 앞서 ‘콜 오브 듀티 시리즈’의 10년 계약을 제안하기도 했다. 아직 소니와의 진전은 이뤄지지 않았으나 MS 측은 여전히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브래드 스미스 MS 사장은 “소니가 협상 테이블에 나올 의향이 있다면, 언제든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전했다.
닌텐도와의 ‘콜 오브 듀티 시리즈’ 10년 공급 계약에 앞서 최대 PC 전자소프트웨어유통망(ESD) 스팀(Steam)은 전폭적인 지지로 MS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스팀을 운영하는 밸브의 CEO 게이브 뉴웰은 지난 7일 ‘코타쿠’에 보낸 성명에서 “MS가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스팀에 ‘콜 오브 듀티 시리즈’를 공급하고 싶어하는 사실에 기쁘다”며 “MS는 ‘콜 오브 듀티 시리즈’의 장기 계약 초안을 보냈는데, 그럴 필요는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게이브 뉴웰은 “필 스펜서와 ‘엑스박스’ 팀은 항상 약속을 지켜왔고, 우리는 신뢰하고 있다. 이용자가 원하는 플랫폼에 MS가 ‘콜 오브 듀티 시리즈’를 공급하기로 결정하는 이유를 믿는다”고 덧붙였다. /lisc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