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프로탁구에서 돌풍을 일으키던 삼성생명 주천희가 대한항공 에이스 이은혜의 벽에 막혔다. 주천희가 주춤하자 팀도 힘없이 패하며 올시즌 여자 코리아리그가 대혼전이 될 것임을 예고했다.
대한항공(감독 강희찬)은 7일 경기도 수원의 탁구전용경기장 스튜디오T(광교체육관)에서 열린 2023 두나무 한국프로탁구리그(KTTL) 여자 코리아리그 경기에서 전 국가대표 이은혜가 두 단식을 따내고, 프로탁구 최연소 선수인 15세 박가현이 복식에서 1점을 보탠 데 힘입어 삼성생명(감독 채윤석)을 매치스코어 3-1로 꺾었다. 지난 4일 첫 경기에서 한국마사회에 패한 것을 만회하며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역으로 삼성생명은 서전(3일 미래에셋증권) 승리 후 바로 첫 패배를 기록했다.
경기는 한 마디로 '주천희 테스트'였다. 20세 귀화선수 주천희가 대한항공이 자랑하는 귀화콤비 이은혜-김하영을 상대로 어떤 성적을 내느냐에 큰 관심이 쏠린 것이다. 예상대로 삼성생명은 '괴물'로 평가받는 주천희를 1, 4매치에 에이스로 내세웠고, 강희찬 감독은 이에 강공책으로 각각 김하영과 이은혜를 내세워 주천희와 ‘맞짱 승부’를 펼치게 만들었다. 주천희가 두 선수를 모두 잡아내면 '괴물돌풍'의 파워를 한껏 높이며 팀승리까지 챙길 수 있었고, 반대의 경우에는 대한항공의 싱거운 승리가 예상됐다.
주천희는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현 국가대표 김하영을 상대로 11-3, 11-8로 게임스코어 2-0의 완승을 거뒀다. 한 수의 파워와 안정된 경기를 바탕으로 시종 김하영을 압도했다. 3일 미래에셋증권 전에서 두 매치 모두 2-0으로 승리한 데 이어 단 한 게임(세트)도 내주지 않은 파죽지세를 이어간 것이다.
주천희는 팀이 2매치 단식과 3매치 복식을 내주며 매치스코어 1-2로 뒤진 위기의 상황에서 다시 등장했다. 상대는 전 국가대표이자 대한항공의 에이스인 이은혜. 5매치는 이시온이 버티고 있는 까닭에 주천희가 이은혜를 넘어서면 팀승리가 유력해지는 상황이었다. 두 선수는 외나무다리 결투처럼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이은혜가 강력한 3구 공격을 펼치면 주천희도 3구 공격으로 응수했고, 주천희가 힘찬 백핸드 공격을 구사하면 이은혜도 같은 방식으로 받아쳤다. 두 선수는 1, 2게임을 모두 11-9로 주고받았고, 3게임에서 이은혜의 막판 집중력이 빛을 발하며 11-7로 승리했다.
석은미 KTTL 해설위원(여자 국가대표팀 코치)은 "전지희 선수가 포스코에너지에서 나가고, 최효주 선수는 삼성생명에서 한국마사회로 이적했다. 여기에 주천희라는 유망주가 등장해 여자 코리아리그 팀들의 전력이 어느 정도 평준화가 이뤄졌다. 향후 치열한 순위경쟁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한편 이어 열린 남자 코리아리그에서는 2일 개막전에서 ‘간판’ 장우진의 군사훈련 공백에도 불구하고 디펜딩챔피언 삼성생명을 잡아낸 국군체육부대(감독 임종만, 이하 상무)가 지난 시즌 최하위 보람할렐루야(감독 서현석)를 매치스코어 4-0으로 완파했다. 상무는 개막 2연승, 보람할렐루야는 첫 경기 패배. 상무는 ‘임시 에이스’ 김민혁과 김대우가 차례로 1, 2매치를 따냈고, 김대우/곽유빈 조가 3매치 복식까지 잡아내며 일찌감치 팀승리를 챙겼다. 4매치 에이스대결에서 김민혁이 박경태를 꺾고 첫 퍼펙트 승리.
지난 2일 개막한 2023 두나무 한국프로탁구리그는 2023년 2월말까지 남녀 코리아리그가 펼쳐지며, 3~5월에는 남녀 내셔널리그가 열린다. 화요일을 제외한 매일 오후 3시와 7시, 하루 두 경기씩 광교체육관 내 스튜디오T에서 열린다. 베리미디어, 스카이스포츠, tvn스포츠를 통해 TV로 중계되며 티켓링크를 통해 입장권을 구매할 수 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