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의 월드컵 16강 진출 쾌거에는 선수 27명의 땀과 노력이 있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6일 새벽 4시(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스타디움974에서 개최된 ‘카타르 월드컵 2022 16강전’에서 FIFA랭킹 1위 브라질에게 1-4로 패해 탈락했다. 한국의 월드컵 사상 첫 원정 8강 진출 도전도 아쉽게 불발됐다. 대표팀은 7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한국은 우루과이, 가나, 포르투갈과 조별리그 세 경기를 치른 뒤 최강 브라질과 16강전을 치렀다. 12일간 네 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이었다. 하지만 아쉽게 그라운드에서 출전기회를 얻지 못한 선수도 6명이나 있었다.
세 명이 한 자리를 두고 경합하는 골키퍼 포지션은 좀처럼 주전이 바뀌지 않는다. 벤투 감독이 평가전부터 김승규를 주전으로 낙점하며 조현우와 송범근에게는 기회가 돌아가지 않았다. 주전 골키퍼는 부상의 사유가 아니면 웬만해서는 바뀌지 않는다. 조현우와 송범근은 이미 마음의 준비를 하고 차분하게 월드컵에 임했다. 오히려 심리적 압박감이 심했던 김승규의 마음의 짐을 덜었다.
4년 전 러시아월드컵에서 주전으로 활약했던 조현우는 “월드컵은 힘든 무대다. (김)승규 형이 마음고생을 많이 한 것 같아서 수고했다고 말해줬다. 승규 형뿐만 아니라 저와 (송)범근이도 잘 준비했다”며 원팀을 강조했다.
가장 치열한 포지션 경쟁을 펼친 우측풀백에서 윤종규와 김태환도 기회를 얻지 못했다. 김문환이 첫 경기부터 선발로 낙점돼 좋은 활약을 펼쳤다. 윤종규와 김태환에게는 마지막까지 기회가 돌아가지 않았다. “호날두를 만나면 더 강하게 하겠다”던 김태환의 ‘태환타’는 결국 볼 수 없었다.
공격수 중에서는 송민규가 출전이 없었다. 아이슬란드와 최종전서 골을 터트린 송민규는 극적으로 벤투호에 승선했다. 황희찬의 부상으로 송민규에게 기회가 돌아가나 싶었지만 나상호가 대신 잘 뛰었다. 결국 송민규는 아쉽게 4년 뒤를 기약했다.
예비선수로 참여해 등번호조차 받지 못한 오현규는 월드컵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벤투 감독은 손흥민의 부상을 대비해 오현규를 예비선수명단에 올렸다. 손흥민과 황희찬이 부상투혼을 발휘했고 결국 오현규는 정식선수로 등록되지 못했다. 오현규 개인에게는 아쉬운 일이지만 대표팀에게는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주장 손흥민은 “오현규가 월드컵에서 같은 포지션의 선수들이 어떻게 하는지만 봐도 큰 경험이 될 것이다. 그 경험을 온전히 자기 것으로 만들 정도로 현규가 현명한 선수이길 바란다”며 막내까지 챙겼다.
경기에만 뛰지 못했을 뿐 모든 과정을 함께 한 선수들은 16강 진출에 모두 기여했다. 손흥민은 “경기에 뛴 선수들이나 안 뛴 선수들이나 옆에서 헌신해주는 모습이 너무나 고마웠고 감명받았다. 여기서 끝이 아니라 앞으로 더 잘하는 선수들이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