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할 정도로 환호만 가득찼던 귀국 환영식. 벤투호의 성과가 공항에서 나타났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6일 새벽 4시(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스타디움974에서 개최된 ‘카타르 월드컵 2022 16강전’에서 FIFA랭킹 1위 브라질에게 1-4로 패해 탈락했다.
브라질전 대패로 마무리가 아쉬웠던 월드컵이지만 소득도 컸다. 한국축구는 2010년 남아공월드컵 이후 12년 만에 16강 진출을 달성했다. 특히 벤투호는 포르투갈과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서 희박한 확률을 뚫고 2-1 역전승을 거둬 극적으로 16강에 진출했다.
모든 경기 일정을 마감한 대표팀은 7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카타르 현지에서 정우영(알 사드), 김승규(알 샤밥), 정우영(프라이부르크)은 소속팀에 복귀하거나 합류했다.
나머지 선수들은 전원 한국으로 귀국했다. 손흥민(토트넘), 김민재(나폴리), 황희찬(울버햄튼), 이강인(마요르카) 등 유럽에서 활동하는 선수들도 휴가를 받아 한국에서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이들은 부상을 입은 가운데서도 월드컵에서 투혼을 발휘했다. 조규성(전북) 등 K리그 소속 선수들은 귀국과 동시에 소속팀에 복귀하게 된다
어느 때와 마찬가지로 경기력에 따라 비난도 욕설도 받았던 대표팀은 여러 가지 악재를 이겨내고 하나의 결실을 맺었다. 브라질서 대패했다고 벤투호를 비난하기에 그들이 보여준 투지는 팬들을 충분히 감동하게 만들었다. 이처럼 벤투호가 보여준 결실이 그대로 공항에서 팬들의 환호로 이어졌다.
사실 최근 월드컵 귀국식은 난장판이었다. 여러 가지 이슈가 있었던 2014 브라질 월드컵이 끝나고 홍명보호의 귀국식에서는 팬들의 야유가 이어졌다. 선수들 역시 고개를 들지 못하고 사과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당시 여러 팬들은 ‘엿’을 던지면서 선수단을 조롱하기도 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도 마찬가지였다. 2패 후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 독일을 상대로 2-0으로 승리하면서 ‘카진의 기적’을 만든 신태용호의 귀국식도 소란스러웠다. 많은 팬들이 신태용호에게 따뜻한 박수를 전했지만 일부 팬들이 계란이나 베게 등을 던져 행사가 잠시 중단되는 소동도 있었다.
앞선 두 번의 사례와 달리 벤투호의 귀국 행사는 처음에는 조용했다. 공항 터미널을 가득 채운 팬들은 질서 정연하게 대표팀을 기다렸다. 오죽하면 현장 기자들 사이에서 예년보다 공항 환영 장면이 심심하다고 농담이 오갈 정도.
원래 대표팀의 도착 시간보다 비행기가 연착돼서 1시간 넘게 지연됐어도 고요함은 이어졌다. 공항 가이드라인에 맞춰 대표팀을 기다리고 있던 팬들은 침착하면서도 조용했다.
그러나 벤투호가 도착하자마자 침묵이 깨졌다. 팬들은 열광적인 환호를 보내며 반겼다. 선수들을 향해 ‘수고했어요’, ‘잘생겼다’ 같은 응원의 메시지가 울렸다. 벤투 감독과 손흥민이 감사 인사를 남기자 팬들의 박수가 우렁차게 울렸다.
‘엿’도 ‘계란’도 사라지고 오직 ‘박수’ 소리만 가득찼다. 그만큼 벤투호가 이번 카타르 월드컵서 보여준 투지가 국민들이 마음을 울렸다는 것을 알 수 있었던 환영식 장면이었다.
대표팀은 오는 8일 저녁 윤석열 대통령과 저녁 만찬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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