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제 커리어에도 남겠지만, 사적인, 개인적인 인생에도 영원히 남을 것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6일 새벽 4시(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스타디움974에서 개최된 ‘카타르 월드컵 2022 16강전’에서 FIFA랭킹 1위 브라질에게 1-4로 패해 탈락했다. 한국의 월드컵 사상 첫 원정 8강 진출 도전도 아쉽게 불발됐다.
브라질전 대패로 마무리가 아쉬웠던 월드컵이지만 소득도 컸다. 한국축구는 2010년 남아공월드컵 이후 12년 만에 16강 진출을 달성했다. 특히 벤투호는 포르투갈과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서 희박한 확률을 뚫고 2-1 역전승을 거둬 극적으로 16강에 진출했다.
모든 경기 일정을 마감한 대표팀은 이제 귀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카타르 현지에서 소속팀에 복귀하거나 합류하는 선수는 정우영(알 사드), 김승규(알 샤밥), 정우영(프라이부르크)이다.
나머지 선수들은 7일 오후 5시경 전원 한국으로 귀국했다.
귀국 행사 후 공식 인터뷰를 진행한 벤투 감독은 "16강 진출 직후 선수들에게 축하한다고 말했다. 한국 축구에 16강이라는 성적이 역사상 3번 있었다. 이번엔 어려운 조에 편성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별리그를 잘 치렀고 스스로 우리가 어떤 팀인지를 보여줬다. 가나전은 우리가 더 승점을 얻을 수 있었다. 선수들에게 우리와 함께했던 과정을 고맙게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벤투는 대표팀에 이식한 '주도적 축구'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축구에 있어 중요한 것은 무엇을 해야 할지 아는 것이다. 축구뿐만 아니라 인생에서도 마찬가지다. 처음부터 이 스타일이 맞을 것이라고 선수들에게 이야기했다. 중요한 것은 선수들이 믿음을 가지고 따라와준 것이다. 이전 한국 축구를 존중하지만, 한국 축구에서 많이 하지 않았던 스타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이 믿고 따라와줬다"라고 전했다.
벤투는 대표팀을 떠나는 이유도 직접 설명했다. "과정이라는 것은 길든 짧든 시작과 끝이 있다. 시작은 2018년이다. 마무리는 월드컵 마지막 경기다. 9월에 여기까지 하겠다고 결정했으며 일부 선수들에게도 전달했다. 먼저 축구협회 회장님과 좋은 관계에 있다. 이야기를 먼저 나눴고 이후에 선수들과 이야기했다"라고 알렸다.
이어 "선수들은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여러 요소들이 섞인 결정이다. 9월에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여기서 마무리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대표팀 미래에 행운이 가득하길 바란다. 선수들에게도 마찬가지다. 휴식을 취한 뒤 생각하려 한다. 4년 동안 존중하며 선수들과 함께했다. 영광스러운 순간이었다"라고 4년 4개월의 과정을 돌아봤다.
특히 벤투는 "긴 여정에 있어 한 순간을 고르기 힘들다. 월드컵도 마찬가지다. 항상 만족스럽고 기쁜 순간들이었다. 특히 포르투갈전 종료 휘슬 이후 우루과이와 가나의 경기가 끝날 때가 가장 기쁜 순간이었다. 하지만 한 순간만 고르기는 쉽지 않다"라고 덧붙였다.
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놓는 벤투는 "다음 감독에 대해 조언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협회에서 최적의 감독을 찾을 것이다. 우리의 목표는 매력적이고 능동적인 축구였다. 만족스럽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선수들이 최적의 상태에서 경기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약간의 수정은 필요하겠지만, 더 발전할 것이다. 선수 지원 부분이 조금 더 발전해야 한다. 경기장 안에서도 중요하지만 경기장 밖 지원도 중요하다"라고 짚기도 했다.
지난 2002 월드컵 당시 포르투갈 국가대표 선수로 출전했던 벤투는 "2002년은 선수로 좋은 결과를 내지 못했다. 2022년은 조금 더 긴 과정이었다. 16강에서 탈락하긴 했지만, 강팀을 상대로 우리의 스타일을 보여줬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제 커리어에도 남겠지만, 사적인, 개인적인 인생에도 영원히 남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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