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 함께한 스승을 떠나보내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주장’ 손흥민(30, 토트넘)이 파울루 벤투 감독과의 이별에 아쉬워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6일 새벽 4시(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스타디움974에서 개최된 ‘카타르 월드컵 2022 16강전’에서 FIFA랭킹 1위 브라질에게 1-4로 패해 탈락했다. 한국의 월드컵 사상 첫 원정 8강 진출 도전도 아쉽게 불발됐다. 대표팀은 7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지난 2018년 8월 한국대표팀에 부임한 벤투는 4년 내내 한국을 이끌고 월드컵 10회 연속 본선진출까지 이뤄내며 역대 최장수 감독에 등극했다. 확고한 ‘빌드업 축구’를 한국에 이식한 벤투는 월드컵 16강 진출이라는 성과로 정점을 찍었다.
대한축구협회와 재계약 조건에 대한 이견을 보인 벤투는 끝내 계약연장에 대해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벤투는 브라질전이 끝난 뒤 이례적으로 믹스트존에 나타나 “더이상 한국대표팀을 이끌지 않는다. 한국선수들은 내 인생에서 최고의 선수들이었다”고 발표하며 공식적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선수들도 벤투 감독의 재계약 불발 소식을 듣고 다소 충격에 빠졌다. 벤투 감독이 대표팀에 구축해놓은 시스템이 워낙 확고하기 때문이다. 당장 내년 6월 카타르로 개최가 예정된 아시안컵에서 한국이 벤투의 유산을 이어갈 수 있을지 쉽게 장담할 수 없다.
믹스트존에서 벤투의 재계약 불발소식을 들은 대표팀 주장 손흥민은 아쉬운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그는 “감독님께서 쉽지 않은 자리에서 많은 것을 이뤄내셨다. 너무 잘 해주셨고 선수들과 관계가 좋았다. 4년 동안. 감독님께 많은 것을 배웠다. 그 시간은 너무 중요했다”고 평했다.
벤투의 축구철학에 대해 언론과 팬들은 끊임없는 의문을 제기한 것이 사실이다. 가나전 패배 후에는 손흥민이 벤투의 손을 뿌리쳤다는 악의적인 소문까지 돌았다. 하지만 내부에서 선수단은 흔들리지 않았다.
손흥민은 “우리가 어떤 축구를 하는지 한 번도 의심을 한 적이 없었다. 많은 분들이 의심을 하셨는데 우리가 월드컵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을 때는 다 같이 박수를 쳐주셨다. 4년 동안 준비했던 부분이 몸속에 익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인연은 오고 가는 것이다. 이제는 벤투 감독을 보내야 할 때다. 손흥민은 “너무 많이 배웠다. 너무 좋은 경험이었다. 항상 선수들을 위해서 계셨다. 선수들을 보호하고 생각해주셨다. 감독님이 오시고 나서 내가 주장 완장을 찼는데, 꾸준히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감독님의 앞날을 진심으로 응원하고 싶다”고 진심을 전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