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유율이 승리를 보장하지 않았다. 스페인과 모로코의 8강전이 좋은 예시였다.
스페인은 7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알 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모로코와의 경기에서 120분 혈전 끝에 0-0 무승부를 기록했고 승부차기에서 단 한 골도 넣지 못한 채 0-3으로 패했다. 앞서 열린 16강전에서는 모두 강호로 평가받는 팀이 승리했지만 처음으로 이변이 나왔다.
이날 스페인은 경기 내내 공을 점유했다. 그들의 ‘티키타카’ 점유율 축구로 그라운드 전체를 장악했다. 68%의 점유율이었다. 1041의 패스를 시도했고 패스 성공률은 92%에 달했다. 그런데 모로코를 전혀 위협하지 못했다. 타격감은 ‘제로’였다. 120분 동안 13번의 슈팅을 때렸는데 유효슈팅은 단 1차례에 불과했다. 크로스 역시 27번을 시도했는데 성공된 것은 4번에 그쳤다. 반면 모로코는 22%의 점유율로 슈팅 6회, 유효슈팅 3회를 기록했다. 크로스 역시 10번 시도해 스페인과 같은 4번을 성공했다. 모로코가 훨씬 더 효율적으로 경기를 펼쳤다.
스포츠 통계 분석 업체 옵타는 ‘부스케츠, 가비, 페드리의 3인방이 스페인의 패스와 점유율을 장악했다. 하지만 실질적인 위협은 없었다. 전후반 90분 동안 7차례의 슛을 시도했는데 1번만 유효슈팅이었다. 이는 107번의 패스를 시도할 때마다 슈팅 1회였다’라고 설명했다.
옵타의 이사인 던컨 알렉산더는 자신의 SNS에 ‘스페인은 7-0 승리 이후 3경기에서 평균 1356번의 패스 당 1골을 기록했다’라고 설명했다. 스페인은 조별리그 첫 경기 코스타리카전 7-0 승리 이후 독일전 1-1 무승부, 일본전 1-2 패배를 기록했다. 패스 횟수에 비해서 득점력은 빈약하다는 것을 꼬집은 것.
아울러 옵타는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팀은 페널티킥 없이 7-0으로 승리를 거둘 때 2.74의 xG기대득점)을 기록했는데 이후 모로코와 토너먼트 포함 3경기에서는 첫 경기보다 적은 2.64의 xGF를 기록했다’라고 덧붙였다.
비효율적인 공격력은 결국 승부차기로 이어졌고 승부차기에서도 득점하지 못하는 수모를 겪었다. 연장 후반에 교체 투입된 첫 번째 키커 파블로 사라비아는 골 포스트를 때렸고 카를로스 솔레르, 세르히오 부스케츠는 모로코 골키퍼 야신 부누에게 방향을 읽혀 막혔다.
이로써 스페인은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과 승부차기 끝에 패했고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16강전 러시아에 승부차기로 무너졌다. 유로 2020에서도 이탈리아와 4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무릎을 꿇었다. 이로써 스페인은 3회 연속 월드컵 승부차기에서 패했다. 총 승부차기 패배는 4회. 월드컵 최다 국가의 불명예를 안게 됐다.
‘스페인의 승부차기 고민은 계속되고 있다. 유로 2020 준결승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탈락했고 2018년 러시아 월드컵 16강에서도 러시아에 승부차기로 무너졌다. 스페인은 3회 연속 월드컵 승부차기에서 패배했고 월드컵 역사상 다른 어떤 국가보다 더 많이 패한 국가’라고 설명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