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브라질대표팀이 골을 넣고 한국을 조롱했을까.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6일 새벽 4시(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스타디움974에서 개최된 ‘카타르 월드컵 2022 16강전’에서 FIFA랭킹 1위 브라질에게 1-4로 패해 탈락했다. 한국의 월드컵 사상 첫 원정 8강 진출 도전도 아쉽게 불발됐다.
브라질은 전반에만 네 골을 넣었다. 전반 7분 비니시우스의 선제골을 시작으로 전반 13분 네이마르의 페널티킥, 전반 29분 히샬리송의 추가골, 전반 36분 루카스 파케타의 마무리골이 줄줄이 터졌다. 그때마다 브라질은 선수들끼리 모여서 흥겨운 댄스삼매경에 빠졌다. 나중에 치치 감독까지 가세해 선수들과 함께 춤을 췄다.
그런데 느닷없이 브라질의 세리머니를 두고 ‘한국을 조롱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로이 킨 등 유럽의 유명 해설위원이 이런 주장을 했다. 유럽문화의 관점에서 볼때 브라질의 세리머니는 상대에 대한 예의가 없는 행동으로 묘사됐다.
브라질의 주장은 다르다. 골을 축하하기 위해 춤을 췄을 뿐 상대를 비하할 의도는 없었다는 것. 치치 감독의 댄스도 사전에 선수들과 약속이 된 행동이었다. 브라질의 고유문화를 유럽의 시선으로 판단해 잘못됐다고 단정짓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브라질 선수들은 지난 6월 친선경기차 한국을 방문했을 때도 늘 흥이 넘쳤다. 이들은 놀이공원을 방문해 단체로 놀이기구를 탔고, 클럽에서 술도 마셨다. 경기장에서는 화려한 개인기를 부렸다. 경기 후 네이마르는 한국팬들에게 사인도 잘 해줬고, 손흥민과 유니폼도 교환했다.
이번 경기도 마찬가지였다. 네이마르는 이강인과 유니폼을 교환했다. 카세미루 역시 골을 넣은 백승호를 기다렸다가 대화를 나누고 유니폼을 건넸다. 브라질 선수들은 승패와 상관없이 한국 선수들을 존중하는 태도를 보였다.
만약 브라질이 정말 조롱의 의미로 세리머니를 했다면 한국선수들의 기분이 상했을 것이다. 정작 한국선수들은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 이재성은 “우리도 상대를 존중한다. 세리머니를 흥겹게 하는 팀이라 신경 쓰지 않았다. 다만 실점한 것이 아쉬웠다”고 언급했다.
한국선수들은 브라질과 붙어 생각보다 컸던 실력차에 충격을 받았지만, 세리머니에 대해서는 별다른 감정을 느끼지 않았다. 일부 언론이 브라질의 세리머니에 대해 인종차별 등으로 의도확대의 오류를 범해서는 곤란하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