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야스 하지메(54) 일본 감독이 승부차기 첫 주자로 나섰다가 실축한 미나미노 다쿠미(27, AS 모나코)를 위로하고 나섰다.
모리야스 감독이 이끄는 일본은 지난 6일(한국시간) 크로아티아와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에서 연장까지 120분 동안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패했다.
특히 일본이 선축을 맡은 승부차기에서 첫 주자로 나선 미나미노를 비롯해 두번째 미토마 가오루, 네 번째 요시다 마야가 잇따라 상대 골키퍼 도미니크 리바코비치의 선방에 막히면서 8강 무대를 눈앞에 두고 돌아서야 했다.
6일 일본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첫 주자는 미나미노가 자진해서 나섰다. 연장전이 끝난 후 승부차기 순서를 정할 때 아무도 나서지 않자 5초 정도 지나 미나미노가 나섰다. "그럼 내가 갈게"라며 부담스런 승부차기 1번 주자를 맡은 것이다.
미나미노는 인터뷰에서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에 1번이나 5번을 맡고 싶었다"면서 페널티킥에 자신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1번이 넣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에 따라 흐름을 좌우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미나미노였지만 리바코비치에게 생각을 간파당하고 말았다.
미나미노는 "자신은 있었지만 결국 그 실축 때문에 팀에 폐를 끼쳤다"면서 억울하기도 했고 자신에 대한 분노가 치밀었다고. 팀에 대한 미안함 때문에 자신에게 달려와 괜찮다는 동료들의 격려가 도리어 아팠다는 것이다.
이에 모리야스 감독은 경기 후 팀 숙소를 향하는 버스에 타기 직전 미나미노를 불러 "승부차기 1번을 맡아줘 고맙다"고 자신의 마음을 전했다. 이어 "대회에서 큰 역할을 했지만 싫은 기색 없이 팀을 지탱해줘 고맙다"고 덧붙였다. 이에 미나미노는 "승부차기를 놓쳐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미나미노는 빅 클럽 리버풀에서 사우스햄튼 임대를 거쳐 AS 모나코로 이적했다. 하지만 이번 월드컵에서는 조별리그 두 경기에 모두 교체 출장했고 크로아티아와 경기에서도 후반 막판 투입됐다. 미나미노는 "4년 후 월드컵에서 복수하고 싶다. 선수로 더욱 발전해서 꼭 이 자리에 돌아오겠다"고 강조했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