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16강' 벤투호의 4년, 과정이 따라오자 결과도 따라왔다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2.12.06 14: 49

 과정이 따라오자 결과도 따라왔다. 비록 끝은 아쉬운 패배였지만, 벤투호의 최종 성적표는 12년 만의 '16강 진출'이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6일 새벽 4시(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스타디움974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에서 브라질에 1-4로 무릎 꿇었다.
이로써 벤투호의 카타르 월드컵 여정은 막을 내렸다. 한국은 '알 라이얀의 기적'에 이어 또 한 번 기적을 꿈꿨지만, 아쉽게도 8강 진출에는 실패했다. 한국은 전반에만 4골을 실점하며 와르르 무너지고 말았다.

경기 종료 후 대표팀 선수들이 관중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2.12.05 / soul1014@osen.co.kr

하지만 벤투 감독과 함께한 지난 4년의 시간은 분명 헛되지 않았다. 벤투 감독은 꾸준히 공을 소유하며 주도권을 쥘 수 있는 축구를 외쳐왔다. 지나치게 후방 빌드업을 강조한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그는 꿋꿋이 자신의 철학을 고수했다. 이는 월드컵 무대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한국은 우루과이와 가나, 포르투갈을 상대로도 물러서지 않고 능동적인 축구를 펼쳤다. 높은 위치에서부터 상대를 압박하며 많은 기회를 만들어냈다. 벤투호의 조별리그 기대득점(xG)값은 평균 1.5골 이상으로 3경기 모두 상대보다 높았다.
4년동안 발맞춘 만큼, 조직력 역시 인상적이었다. "4년 전부터 벤투 감독님과 계속 함께해 온 선수들이 많은 것이 장점"이라는 황희찬의 말대로 선수단은 서로에 대한 믿음으로 똘똘 뭉쳤다. 나상호도 "팀워크에서는 우리가 상대보다 앞선다. 소통을 많이 하고 있고, 의지와 멘탈 면에서 우리가 더 강하다. 다른 팀보다도 서로를 신뢰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전문가들도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대표팀 경기를 지켜본 한준희 해설위원은 "물 샐 틈 없는, 짜임새 있는 조직력과 공 위치에 따른 선수들의 일사불란한 움직임이 돋보였다"고 칭찬했고, 박지성과 이영표, 구자철 등 대표팀 선배들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경기를 마치고 대한민국 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2.12.02 / soul1014@osen.co.kr
물론 벤투호는 FIFA 랭킹 1위 브라질의 벽을 넘어서지 못했다. 네이마르와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카세미루 등 월드 클래스 선수들이 즐비한 브라질은 너무나 강했다. 한국은 전반에만 4골을 실점하며 무너졌다.
포르투갈전 이후 72시간도 쉬지 못한 한국 선수들은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로테이션을 가동하며 푹 쉬고 온 브라질과 너무나 대조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벤투호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싸우며 백승호의 득점으로 한 골 만회했다. 3골 차 대패였지만, 선수들의 투혼은 끝까지 돋보였다. 영국 'BBC' 해설가 크리스 서튼 역시 "한국은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고개를 숙일 수도 있었지만, 열심히 노력하며 골을 넣고 끝까지 뛰었다"라고 박수를 보냈다.
더 박수를 보내고 싶은 이유는 과정 없이 얻어낸 결과가 아니라는 점이다. 벤투 감독은 단순한 성적표만 남긴 것이 아니라 능동적이고 주도적인 축구를 이식하며 12년 만의 16강 진출을 일궈냈다.
이제 벤투 감독은 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놓는다. 그는 브라질전 이후 기자회견에서 재계약을 맺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제는 한국 축구는 지난 4년의 시간을 잘 갈고 닦아 이정표로 사용해야 한다. 벤투호가 쌓아 올린 모든 실패와 성공, 그리고 준비 과정은 분명 소중한 유산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알라이얀의 기적'이 일어났다. 한국이 20년 만에 또 포르투갈을 2-1로 제압하며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3일 0시(이하 한국시간) 카타르의 알 라이얀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조별리그 최종 3차전에서 포르투갈을 2-1로 제압했다.이날 승리로 한국은 1승1무1패(골득실 0, 4득점 4실점)을 기록했다. 같은 시각 우루과이는 가나를 2-0으로 이겼지만 1승1무1패(골득실 0, 2득점 2실점)이 됐다. 한국이 다득점에서 앞서 극적으로 조 2위를 차지하며 16강에 진출한다.경기를 마치고 16강 진출을 확정지은 한국 손흥민이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2.12.02 /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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