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때까지 기억에 남을 경험.”
지난 4년 동안 한국 축구대표팀을 이끌었던 파울루 벤투 감독(53)이 재계약을 하지 않는다는 소식을 전하며 한 말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FIFA랭킹 28위)은 6일 새벽 4시(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스타디움974에서 열린 브라질(1위)과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에서 1-4로 완패했다.
월드컵 사상 첫 원정 8강 진출은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한국은 전반에만 4골을 허용하며 0-4로 끌려갔다. 후반 교체 투입된 백승호의 중거리 슈팅 만회골로 무득점 패배는 피했다.
한국은 이른 시간 선제골을 내줬다. 전반 7분 만에 하피냐의 박스 근처 컷백 패스를 건네받은 비니시우스가 골을 뽑아냈다.
전반 13분엔 페널티킥 득점을 허용했다. 정우영이 박스 안에서 공을 걷어낸다는 것이 그만 히샬리송의 발을 차는 행동으로 비춰졌다. 심판은 찍었고, 키커로 네이마르가 나와 득점에 성공했다.
이후 한국은 좀처럼 분위기를 가져오지 못했다. 전반 29분, 36분 각각 히샬리송과 루카스 파케타에게 추가 실점했다. 후반 31분 백승호가 한 골 만회했지만 거기까지였다.
경기는 브라질의 3골 차 승리로 마무리됐다. 동시에 한국의 월드컵 여정에도 마침표가 찍혔다.
비록 한국이 8강 진출에 실패했지만 16강에 오른 것도 역사에 남을 만한 성적이다. 원정 두 번째 16강 진출 쾌거다.
경기 후 벤투 감독은 "어려운 경기였다.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을 다 알고 있었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수비적인 전략을 확보하려고 노력했다. 카운트 어택할 때도 최대한 어느 공간을 공략해야 할지 연구했다. 이전 경기보다 빌드업을 적게 가져가는 여러 방안을 생각했다. 사실 처음 2골을 실점한 이후에 모든 것들이 어려워진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브라질 같은 경우에는 많은 선수들이 로테이션을 통해 휴식을 가진 반면에 우리는 3일 전에 경기를 해서 조금 더 (승리가) 어려운 과제였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우리 선수들이 보여준 모습에 대해선 너무 자랑스럽다. 행복한 기분이다. 오늘 결과는 좋지 못했지만, 조별리그에서 보여준 경기력은 상당히 좋았다”고 덧붙였다.
벤투 감독은 이번 월드컵을 끝으로 한국 축구와 동행을 마무리한다. 그는 “저의 계약 자체가 월드컵 마지막 경기까지다. 이 전에 협회와 회장님께서 오퍼를 새로 주시긴 했다. 이 오퍼는 최종예선 이후에 주셨다. 지난 9월 이번 월드컵까지만 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오늘 자리는 선수들과 회장님께 다시 한번 전달하면서 재확인을 한 부분이다. 월드컵 후에는 조국으로 돌아가서 휴식기를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에게 한국 축구대표팀은 어떤 의미였을까. 벤투 감독은 “환상적이었다”면서 “선수들도 우리도, 팀 관련해서는 환상적인 의미로 다가온다. 선수들이 보여준 태도나 프로로서의 자세, 여기에 인격체로서도 좋았다. 죽을 때까지 기억에 남을 경험”이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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