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호 깜짝 스타로 떠오른 조규성(24, 전북현대)이 '유럽 진출'에 대한 꿈을 키워가고 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대표팀은 6일 오전 4시(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스타디움 974에서 열린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16강 브라질을 상대로 전반에만 4골을 허용하고 후반 31분 터진 백승호의 만회골에 그치면서 1-4로 패배했다.
이로써 벤투호의 카타르 월드컵 여정은 막을 내렸다. 한국은 '알 라이얀의 기적'에 이어서 또 한 번 기적을 꿈꿨지만, 아쉽게도 8강 진출에는 실패했다. FIFA 랭킹 1위 브라질의 벽은 높았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조규성이라는 보물을 발견했다. 그는 우루과이전에서 교체 출전하며 월드컵 무대에 데뷔했고, 가나전에서는 머리로만 두 골을 터트리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조규성은 조별리그 3경기 동안 공중볼 경합에서 18번이나 승리하며 전체 선수 중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조규성은 유럽 진출 이야기가 나오자 "남미 선수들이랑 유럽 선수랑 부딪혀 보니까 더 도전해보고 싶다. 그냥 부딪혀보고 싶다는 마음이 더 크게 든다"라며 "내가 진짜 더 성장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솔직히 큰 벽이 있을 줄 알았는데 '내가 더 성장해서 이런 선수들이랑도 한 번 더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규성은 "초반에 실점을 안 했다면, 상대도 분명히 급해지면서 '저희가 더 좋은 경기력이 나오지 않았을까'하는 생각도 있다. 이렇게 부딪혀보니까 '나중에 내가 더 성장해서 이런 선수들과 경기하면 그때는 더 잘할 수 있겠다' 그런 생각도 들었다. 지금은 당연히 많이 부족하지만, 더 성장하고 싶다는 마음뿐인 월드컵이었다"라고 덧붙였다.
조규성이 발전하고 싶은 부분은 무엇일까. 그는 "터치와 몸동작 하나하나가 너무 간결하고 빠르다. 정말 다르다. 저도 유럽에 나가서 그런 선수들과 뛰다 보면 속도나 반응이 더 좋아지지 않을까 싶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제 벤투 감독은 한국과 4년간 동행을 마무리하고 팀을 떠난다. 그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재계약을 맺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조규성은 "감독님께서 안에서도 그런 말씀을 하셨다. 말씀이 끝나고 선수들 하나하나 악수했다. 저도 눈물이 나왔던 것 같다"라며 "그때 너무 슬펐다. 벤투 감독님, 세르지오 코치님을 비롯한 코칭 스태프들이 없었다면 저는 지금 이렇게 될 수도 없었다. 너무 감사하다"라고 전했다.
선수단을 향한 벤투 감독의 마지막 메시지는 무엇이었을까. 조규성은 "4년 동안 너희가 너무 자랑스럽고 정말 고맙다고 얘기해주셨다. '너희는 대단한 선수고 이번 월드컵뿐만 아니라 4년 동안의 시간을 잊지 못한다' 그런 이야기였다. 항상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해주신다"라고 설명했다.
이제 조규성은 4년 뒤 북중미 월드컵을 정조준한다. 그는 "제가 감히 행정적인 부분을 말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그냥 저만 잘 준비하면 될 것 같다"라며 "처음으로 월드컵을 뛰어봤는데 4년 뒤가 더 기대된다. 월드컵이라는 세계적인 무대에서 뛰어보니까 진짜 너무 흥분도 되고 기대도 된다. 매일 월드컵만 같으면 얼마나 좋을까, 얼마나 실력이 늘까 하는 생각도 든다. 항상 이런 분위기면 축구가 정말 재밌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조규성은 주장 손흥민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는 "불편한 마스크를 쓰고 그렇게 뛰었다는 게 정말 대단하다. 저희한테는 최고의 주장"이라며 "운동장 안에서나 밖에서 선수들을 항상 생각한다. 저희는 형님한테 정말 다 고맙다"라고 손흥민을 향한 진심을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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