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월드컵 무대에 나선 손흥민(30, 토트넘)이 이번엔 ‘슬픔의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6일 새벽 4시(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스타디움974에서 브라질과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을 치러 1-4로 완패했다.
월드컵 사상 첫 원정 8강 진출은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한국은 전반에만 4골을 허용하며 0-4로 끌려갔다. 후반 교체 투입된 백승호의 중거리 슈팅 만회골로 다행히 무득점 패배는 피했다.
앞서 2번의 월드컵에서 손흥민은 고개를 떨궜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알제리전 완패에 땅을 치며 왈칵 눈물을 쏟아냈다. 당시 한국은 조별리그 1차전에서 러시아와 1-1로 비긴 뒤 '1승 제물’로 예상됐던 알제리에 2-4로 충격패 했다. 벨기에와 3차전에선 상대 선수 한 명이 퇴장당해 수적 우위를 점했지만 후반에 실점해 0-1로 졌다. 16강 진출 실패.
한 번의 좌절을 겪었던 손흥민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웃지 못했다. 조별리그 독일과 최종전에서 1골을 넣어 한국의 2-0 승리를 이끌었지만 16강 진출이 좌절되자 아쉬움의 눈물을 터트렸다. 그리고 4년 뒤엔 반드시 좋은 성적을 쓰겠다고 다짐했다.
3번의 도전 끝에 손흥민은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의 16강 진출 역사를 작성했다. 그동안 그는 프리미어리그 득점왕(EPL) 타이틀을 하나 더 달았다. 4년 동안 수직성장 한 손흥민은 이번 월드컵에서 중심 역할을 하며 앞서 2번의 대회와는 다른 결과를 만들어냈다.
조별리그 1승 1패를 떠안고 반드시 이겨야 했던 지난 3일 포르투갈과 최종전에서 황희찬의 결승골을 도운 선수가 바로 손흥민이다. 무려 내로라하는 포르투갈 선수 3명을 한 번에 뚫어내는 기가 막힌 패스로 득점을 도왔다. 한국은 2-1 승리를 거둬 16강에 올랐다.
손흥민의 컨디션이 좋았던 것도 아니다. 그는 지난달 초 안와 골절상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른 뒤 특수 제작된 안면 마스크를 쓰고 월드컵에 나섰다. 경기 도중 마스크가 올라가 다시 쓰기 일쑤였고, 공중볼을 다툴 때면 순간 마스크가 떠 시야 확보가 되지 않기도 했다.
그럼에도 손흥민은 한국이 4년 동안 간절히 바라 왔던 16강을 확정하는 골을 도우면서 역시나 이름값을 해냈다. 상황 탓은 없었던 것이다.
비록 16강에서 ‘강호’ 브라질에 3골 차 패배를 당하긴 했지만 손흥민은 울지 않았다. 분명 아쉬움은 존재할 테지만 한국 축구 역사상 두 번째 원정 16강 달성이란 큰 성과를 달성했기 때문에 앞서 축구 팬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눈물은 보이지 않았다.
부상 그리고 주장이란 부담감을 이겨낸 손흥민의 3번째 월드컵은 슬픔의 눈물 없이 마무리됐다. 포르투갈과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 승리 후 보인 것은 '기쁨의 눈물'이었다. /jinju21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