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 중원의 핵심 역할을 했던 정우영(33, 알 사드)의 마무리는 다소 아쉬웠다. 그래도 월드컵을 준비한 4년의 시간은 후회가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국은 6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스타디움 974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브라질과의 경기에서 1-4로 패했다. 이로써 한국의 극적이었던 월드컵 여정은 16강에서 마무리 됐다.
세계랭킹 1위, 우승 후보의 위압감에 눌렸다. 한국은 전반 초반부터 실점했다. 전반 7분 만에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에게 선제 실점했다. 그리고 전반 13분, 정우영이 박스 안에서 공을 걷어내려다 뒤에서 달려오던 히샤를리송을 보지 못했다. 히샤를리송을 걷어 찬 꼴이 되어버린 정우영은 PK를 내줬다. 억울해 했지만 판정은 뒤집히지 않았다. 네이마르가 PK를 성공시켜 0-2가 됐다. 이후 29분 히샤를리송, 36분 루카스 파케타에게 내리 실점했다.
한국은 중원에서 브라질의 강한 압박을 힘겨워했고 중원 싸움에서 밀렸다. 이후 체력 저하까지 겹치면서 조별리그에서 보여준 중원의 단단함을 보여주지 못했다. 수비진 앞에서 헌신하며 장거리 패스로 공격 전환을 담당했던 정우영도 힘에 부쳤다. 결국 후반 시작과 동시에 손준호와 교체되며 월드컵을 마무리 하게 됐다.
경기 후 정우영은 "마지막 경기에서 우리가 원하던 결과가 아니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모든 것을 쏟아냈다고 생각한다"라며 "우리가 월드컵에서 조금이라도 준비했던 부분을 보여줬다는 것이 메시지가 되어 다음 월드컵에서 또 잘 싸워볼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게 된다면 그걸로 만족한다"라고 밝혔다.
아무래도 PK를 허용한 부분이 아쉽고 책임을 통감하는 부분이다. 그는 "우리가 원하는 전방 압박이 부족했고 우리 수비 지역에서 선수들이 많이 포진되어 있었다. 그래서 많은 실점을 한 것 같다"라면서 "개인적으로 PK를 준 것에 대해서도 충분히 책임 있다고 생각한다. 이후 두 번째 실점, 세 번째 실점을 빠르게 한 것이 가장 아쉽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월드컵에서 맞닥뜨린 브라질이라는 존재에 대해서는 "절대 깰 수 없는 벽이라고 생각은 하지 않는다. 준비를 잘 하면 또 한 번 싸워보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그래도 후반에는 브라질에 실점하지 않았고 백승호가 만회골을 넣으며 따라갔다. 그는 "우리는 더 이상 잃을 게 없고 월드컵이라는 마지막 무대에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고개 들고 싸우자는 얘기를 하프타임 때 많이 했다"라고 전했다.
사실상 벤투 감독의 고별전이 될 수도 있었던 이번 16강전. 벤투 감독과 나눈 대화에 대해서 그는 "감독님께서 선수들이 자랑스럽다고 얘기를 해주셨다. 경기 결과가 안 좋았다고 해도 마음은 절대 바뀌지 않는다고 말씀해주셨고 월드컵 준비하면서 4년 동안 모습이 너무 자랑스럽다고 말씀해주셨다"라고 했다.
벤투호의 핵심이었던 정우영이 느낀 4년 간의 감정은 남달랐을 터. 그는 "매 순간 완벽하지 않았다. 힘들 때도 있었고 질 때도 있었지만 감독님께서 중심을 잘 잡아주셨다. 흔들리지 않고 우리가 원하는 목표까지 도달해서 우리가 원하는 경기력을 몇 경기라도 보여줬다는 것에 대해서 우리 팀이 자랑스럽고 후회없다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하며 후회없는 4년을 보냈다고 힘주어 말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