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자들은 예정대로 집에 가라!” 브라질 취재진에게 뼈있는 농담을 들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6일 새벽 4시(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스타디움974에서 FIFA랭킹 1위 브라질을 상대로 ‘카타르 월드컵 2022 16강전’을 치른다.
OSEN은 네이마르의 최종훈련을 지켜보기 위해 4일 브라질대표팀의 훈련장 그랜드 하마드 스타디움을 찾았다. 한국훈련장 코리아 하우스의 경우 아무것도 없는 황무지에 새로 만든 훈련장이다. 건물도 월드컵이 지나면 철거될 임시건물이다.
‘세계 1위’ 브라질은 급이 달랐다. 하마드 스타디움은 카타르 프로팀 알 아라비가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1만 2천명 수용규모의 구장이다. 300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초대형 규모의 미디어센터까지 갖추고 있었다.
브라질축구협회 관계자는 “브라질에서만 300명 가까운 기자들이 왔다. 16강 토너먼트 시작에 맞춰서 본격적으로 취재를 오는 기자들도 많다. 조별리그는 당연히 통과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브라질 취재진은 한국취재진의 세 배가 넘는 엄청난 규모였다. 이들은 치치 감독에게 ‘카메룬전에서 왜 로테이션을 돌려서 패했나?’ ‘제주스의 부상을 알고도 뽑았나?’라며 날카로운 질문을 계속 던졌다.
미디어센터에서 네이마르 기사를 쓰고 있는데 브라질 방송사 Rede TV의 마르셀루 올리베이라 기자가 ‘한국팀의 사정에 대해 말해달라’며 방송출연을 청해왔다. 한국기자를 대표해 브라질 방송에 출연했다.
한국취재진의 경우 대부분이 조별리그 세 경기를 마치고 귀국하는 취재일정을 짰다. 한국대표팀에 대한 믿음이 부족한 것은 아니다. 취재일정을 조율하는 여행사 사정에 따라 16강 진출 시 자동으로 일정을 연장하기로 사전에 합의가 돼 있었다. 따라서 한국의 16강 진출이 확정된 후 많은 취재진들이 귀국행 비행기를 연기했다.
한국취재진의 사정을 전해들은 올리베이라 기자는 “한국기자들도 대표팀이 이길 줄 몰랐던 것 아니냐? 이번에는 귀국행 비행기표를 취소하지 말고 예정대로 타고 가길 바란다”며 농담을 던졌다.
기자는 “한국이 브라질을 이긴다면 그깟 비행기표는 얼마든지 취소할 수 있다. 우리가 이긴다면 브라질 취재진도 바로 귀국하는 비행기표를 알아봐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받아쳤다. 주변에 있던 브라질 기자들이 모두 웃음을 터트렸다. 한국은 절대 브라질의 상대가 아니라는 마음이 깔려있었다.
올리베이라 기자는 “한국의 SON은 잘한다. SON이 한 골을 넣을 것이다. 그래도 브라질이 2-1로 이길 것”이라 전망했다. 기자는 “브라질은 정말 강하다. 2-1에는 동의하지만 두 골은 우리가 넣겠다”고 음료수 내기를 걸었다.
경기장에서 브라질 기자들을 다시 만났을 때 기자의 지갑이 텅텅비지 않기를 기도한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