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과거의 트라우마가 발목을 잡을 때도 있다. 하지만 막내 이강인(21)은 과거의 기억이 없다. 이강인은 6개월 전 브라질에 대패를 당했던 한국의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을까.
한국은 6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4시 카타르 도하 스타디움 974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브라질과 경기를 치른다.
포르투갈, 우루과이, 가나와 함께 H조에 속했던 한국은 우루과이전 0-0 무승부, 가나전 2-3 패배를 당했다. 그리고 포르투갈과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2-1로 극적인 승리를 거두며 1승1무1패를 기록, 조 2위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16강에서 만나는 상대가 우승후보이자 세계랭킹 1위인 브라질이다. 브라질과 월드컵에서 처음 상대한다. 통산 상대전적은 1승6패다. 무엇보다 가장 최근 평가전에서 대패를 당했다. 지난 6월 A매치 기간 한국은 브라질과 평가전에서 1-5로 패하며 고개를 숙였다.
당시 벤투호는 심혈을 기울여 다진 빌드업 축구로 난적 이란을 11년 만에 꺾는 등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승승장구했고 월드컵 진출을 확정지었다. 브라질과 한판승부를 내심 기대했다. 하지만 벤투호는 브라질의 강한 압박에 실력차를 체감하며 대패를 당했다.
현실적인 격차를 부인할 수 없다. 모두가 한국의 열세를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평가전과 월드컵 무대는 다르다. 한국은 6월 평가전처럼 속절없이 대패를 당하지 않을 것이고 철저히 준비해서 복수를 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벤투 감독은 “브라질은 우승 후보다. 부담이 크다”라면서도 “우리의 전략은 브라질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을 기반으로 짰다. 브라질전 여러 동영상과 정보를 기반으로 했다. 긴 과정이다. 과정을 통해서 선수들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전의 대패의 기억이 없는 선수들도 겁없이 달려들 환경이다. ‘언더독’의 입장에서 한국은 부담 없이 브라질과 맞닥뜨릴 수 있다. 그 중심에서 이강인이 역할을 할 수 있다. 이강인은 올 시즌 프리메라리가 마요르카에서 급성장하면서 벤투호에 극적으로 발탁됐다.
그리고 월드컵 무대에서도 이강인은 과감하게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 우루과이전과 가나전에서 모두 게임체인저 역할을 해냈고 포르투갈전 선발 출장해 김영권의 동점골을 이끈 코너킥을 담당하기도 했다.
16강전에서도 브라질의 템포에 휘둘리지 않고 당돌하게 자신의 축구를 펼칠 수 있는 이강인의 역량이 필요한 시점이다. 브라질도 이강인의 역량을 인지하고 있다. 브라질 주전 수비수 티아구 실바는 “한국선수들 이름을 보는데 손흥민이나 이강인도 기술적으로 아주 뛰어난 선수다”라면서 이강인의 이름을 언급하며 경계했다.
과연 이강인은 브라질에 맞서서 경기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을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