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53) 감독이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 거스 히딩크(76) 전 감독의 뒤를 잇는 국민명장의 반열에 오를까.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6일 새벽 4시(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스타디움974에서 FIFA랭킹 1위 브라질을 상대로 ‘카타르 월드컵 2022 16강전’을 치른다.
한국은 3일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서 황희찬의 극적인 결승골이 터져 포르투갈을 2-1로 잡았다. 1승1무1패의 한국은 경우의 수까지 따지는 희박한 확률을 뚫고 기적적으로 16강에 진출했다.
벤투 감독은 가나와 2차전을 앞둔 지난달 25일 이미 한국의 16강 상대로 브라질을 예측했다. 벤투는 브라질 대 세르비아의 조별리그 1차전에 두 명의 코치를 보내 전력분석을 마쳤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세르지우 코스타 수석코치와 필리페 쿠엘류 코치가 브라질전에 전력분석을 다녀왔다”고 확인했다. 당시에는 ‘오버’가 아니냐는 말도 있었지만 벤투 감독의 예상은 현실이 됐다. 포르투갈전을 치른 뒤 브라질전을 준비할 시간이 단 3일로 턱없이 부족한 것을 감안할 때 벤투의 유비무환은 의미가 크다.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거스 히딩크 감독은 이탈리아와 16강전을 앞둔 상황에서 8강 상대가 유력한 스페인전을 직접 관전해 화제가 됐다. ‘너무 앞서가는 것이 아니냐?’는 말도 있었지만 결국 히딩크의 선견지명이 빛을 발했다.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 등 세계적 강호를 연파한 한국은 사상최초 월드컵 4강의 신화를 달성했다. 히딩크 감독은 국민영웅에 등극했다.
벤투도 히딩크의 그림자를 밟고 있다. 그는 이미 16강 이후의 계획을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다. 만약 벤투 감독이 브라질마저 격파하고 한국축구를 월드컵 역사상 첫 원정 8강으로 이끈다면 히딩크와 맞먹는 역대급 명장반열에 등극할 수 있다. 또한 8강전에서 한국 대 일본의 ‘아시아 라이벌전’이 성사된다면 역대 월드컵 최고 빅매치가 될 수 있다.
벤투 감독은 4일 열린 공식기자회견서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재현할 수 있겠나?’라는 질문을 받고 “우리는 다시 한 번 최선을 다해 내일 경기에 집중해야 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한 가장 좋은 결과를 내야 한다. 이번에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보다는 내일 경기에 더 집중하겠다”며 성급한 예측을 경계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