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꺾일 땐 꺾여야 부러지지 않는다"...뚝심 벤투, 실리 축구 꺼내 들까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2.12.05 08: 04

 "꺾일 땐 꺾여야 부러지지 않는다."
꺾여도 된다. 그러나 부러져서는 안 된다. 벤투호가 '우승 후보 0순위' 브라질을 상대로 8강 진출에 도전한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6일 오전 4시(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스타디움 974에서 열리는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16강에서 브라질과 맞대결을 치른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질문을 듣고 있다 . 2022.12.01 /  soul1014@osen.co.kr

한국은 포르투갈, 가나, 우루과이와 묶인 H조에서 조 2위를 차지하며 16강에 진출했다. 브라질은 G조 1위로 16강에 올랐다.
벤투호는 가나에 패하며 벼랑 끝까지 몰렸지만, 포르투갈전 기적 같은 역전승을 일궈내며 16강에 진출했다. 벤투 감독이 4년간 고수해온 '능동적 축구'가 빛을 발했다.
한국은 우루과이와 가나, 포르투갈전 모두 주도적으로 경기를 운영했다. 탄탄한 조직력과 팀워크로 공을 소유한 채 기회를 만들며 3경기 모두 상대보다 높은 기대득점(xG)을 기록했다. 벤투 감독의 철학은 월드컵 무대에서도 성과를 냈다.
 '알라이얀의 기적'이 일어났다. 한국이 20년 만에 또 포르투갈을 2-1로 제압하며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3일 0시(이하 한국시간) 카타르의 알 라이얀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조별리그 최종 3차전에서 포르투갈을 2-1로 제압했다.이날 승리로 한국은 1승1무1패(골득실 0, 4득점 4실점)을 기록했다. 같은 시각 우루과이는 가나를 2-0으로 이겼지만 1승1무1패(골득실 0, 2득점 2실점)이 됐다. 한국이 다득점에서 앞서 극적으로 조 2위를 차지하며 16강에 진출했다.16강 확정에 기뻐하는 축구대표팀과 눈물 보이는 손흥민.  2022.12.02 /  soul1014@osen.co.kr
이제 한국은 FIFA 랭킹 1위이자 강력한 우승 후보 브라질과 맞붙는다. 이미 '알 라이얀'의 기적을 쓰며 사기가 하늘을 찌르는 벤투호지만, 세계 최강 브라질은 분명 많이 부담스러운 상대다.
부상을 털고 출격 준비 중인 네이마르(파리 생제르맹)를 비롯해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레알 마드리드), 카세미루(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월드 클래스' 선수들이 즐비하다. 축구 통계 매체 '옵타' 역시 한국의 승리 확률은 14.4%에 불과하다고 전망했다. 
주도하는 축구를 강조해온 벤투 감독이지만, 이번에만큼은 타협을 고려해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을 상대로 맞불을 놓으려 하다가는 내용과 결과 모두 잃게 될 수도 있다. 게다가 포르투갈을 치른 지 72시간밖에 되지 않은 만큼, 체력적 부담도 크다.
일본이 보여준 '실리 축구'도 좋은 힌트가 될 수 있다. 일본은 독일과 스페인을 상대로 전반전 내내 웅크려서 실점하지 않는 데 집중했고, 후반전에 교체 카드로 승부를 보며 기적을 만들어냈다. 일본의 스페인전 점유율은 14%에 불과할 정도였다.
벤투 감독 역시 브라질전을 앞두고 "브라질은 우승 후보다. 부담이 크다"라며 "우리 페널티 박스에서 더 가깝게 경기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브라질이 우리를 더 압박할 것"이라며 열세를 인정했다. '뚝심'으로 유명한 벤투 감독도 경기를 앞두고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소셜 미디어.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2022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에서 시작된 올해의 명언은 포르투갈전 승리 직후 대표팀 선수들이 들어 올린 태극기에도 등장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기적을 일궈낸 벤투호에도 완벽히 들어맞는 문구다.
그러나 '해버지' 박지성의 명언도 이에 못지않다. 그는 "꺾일 땐 꺾여야 부러지지 않는다"라며 때로는 유연하게 굽힐 줄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지성의 말대로 위기의 상황에서는 꺾일 줄도 알아야 한다. 그래야 부러지지 않고 위기를 넘긴 채 다음 기회를 엿볼 수 있다. 마음만 꺾이지 않는다면 언제든지 기적은 일어날 수 있다. 뚝심이냐 유연함이냐. 과연 벤투 감독은 어떤 선택을 꺼내 들까. /fineko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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