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한 경기마다 세리머니 춤을 10개씩 준비했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한 브라질 축구 대표팀의 FIFA 랭킹은 1위다. 개막 전부터 우승 1순위로 꼽혔다. 유럽과 미국의 유명 베팅업체에서는 브라질의 우승 배당률을 가장 낮게 계산했다. 우승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의미다.
브라질 대표팀이 공격수 하피냐(바르셀로나)는 대회를 앞두고 기자회견에서 재미있는 발언을 했다. 하피냐는 "사실대로 말하면 우리는 10골을 넣어도 될 정도로 (세리머니용) 춤을 준비했다. 한 경기마다 10개의 춤을 마련해뒀다. 이건 선제골, 다음은 2번째 골, 이 춤은 3번째 골"이라고 말하며 "10골 이상 넣으면 춤을 만들어야 한다"고 우스개 소리를 했다..
팀 동료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레알 마드리드)가 리그에서 골을 넣고 춤을 추는 세리머니로 비난을 받자, 대표팀에서 주니오르의 기를 북돋워주려고 세리머니로 춤을 추겠다고 얘기한 것. 출전국 중 최고의 공격력으로 평가받는 자신감도 발언의 밑바탕에 깔렸다.
그런데 브라질은 조별리그 3경기에서 3골을 넣는데 그쳤다. 세르비아와 1차전에서 2-0으로 승리했다. 히샬리송(토트넘)이 2골을 터뜨렸다. 스위스와 2차전에서 1-0으로 이겼다. 카세미루(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득점했다.
그러나 16강 진출을 확정한 후 카메룬과 3차전에선 주전 선수들을 대거 뺀 라인업으로 나섰다가 0-1 충격패를 당했다. 유효 슈팅 8개를 비롯해 총 22개의 슈팅을 시도했으나 카메룬 골문을 여는 데 실패했다. 후반 추가 시간에 아부다카에게 골을 허용하며 패배했다.
3경기 3득점은 브라질 성적으론 기대 이하, 3득점은 조 1위로 16강에 진출한 8개팀 중 최저 득점이다. 16강 진출팀 중에서는 미국과 폴란드(이상 2득점) 다음으로 적다. 재미있는 발언을 했던 하피냐는 한 골도 넣지 못했다. 세르비아와 경기 막판 네이마르가 상대 거친 태클에 발목 인대 부상으로 쓰러진 영향도 있다. 네이마르는 부상으로 조별리그 2~3차전에 결장했다.
브라질은 한국의 16강 상대다. 오는 6일 새벽 4시(한국시간) 운명의 16강 경기를 갖는다. 조별리그에서 보여준 브라질의 득점력 빈곤이 16강 토너먼트에서도 계속된다면 한국에 기회가 생길 수도 있다. 카메룬전에서 쉬었던 히샬리송, 비니시우스, 카세미루 등 주전들이 풀 출장하고, 부상에서 회복세를 보이는 네이마르의 출장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한국이 장기인 좌우 측면 돌파를 활용해 크로스를 올리거나, 역습 과정에서 한 방을 노린다면 이변이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