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주장 해리 케인(29, 토트넘)이 '루저'라는 오명을 벗어던질 수 있을까.
잉글랜드는 오는 5일 오전 4시(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알코르의 알베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에서 세네갈과 맞붙는다.
B조 1위를 차지한 잉글랜드는 56년 만의 월드컵 우승에 도전한다. 잉글랜드는 지난 1966년 자국에서 열린 대회를 끝으로 한 번도 월드컵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주장 케인을 중심으로 주드 벨링엄(도르트문트), 부카요 사카(아스날), 필 포든(맨체스터 시티) 등 신구 조화를 잘 이뤄내며 우승 희망을 키우고 있다.
아직까지는 순조롭다. 잉글랜드는 첫 경기에서 엄청난 화력을 뽐내며 이란을 6-2로 제압했고, 미국과는 0-0 무승부를 거뒀다. 그리고 마지막 웨일스전에서 3-0 승리를 거두며 패배 없이 조별리그를 마감했다.
다만 아직 케인이 골 맛을 보지 못했다. 그는 라힘 스털링, 마커스 래시포드, 부카요 사카 등 동료 공격수들을 지원하며 3도움이나 기록했지만, 정작 자신은 득점하지 못했다. 지난 2018 러시아 월드컵 득점왕(6골)인 그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모습.
이 때문에 영국 '풋볼 런던'은 "케인의 침묵은 큰 논쟁거리"라며 그를 '루저'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케인으로서는 하루빨리 득점포를 가동해 비판 여론을 잠재워야 한다. 그래야만 실낱같은 2연속 월드컵 득점왕 희망도 살릴 수 있다.
세네갈은 지난달 30일 마지막 3차전에서 에콰도르를 꺾으며 극적으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에이스 사디오 마네가 빠졌음에도 뛰어난 조직력으로 A조 2위를 차지했다. 주장 칼리두 쿨리발리를 중심으로 한 수비진도 단단했다.
다만 중원의 엔진 이드리사 게예가 경고 누적으로 나설 수 없는 점이 뼈아프다. 게다가 체이쿠 쿠야테 역시 첫 경기에서 발목을 다쳐 출전이 어려울 전망이다. 파페 마타르 사르와 마마두 룸이 대체자로 거론되고 있기는 하지만, 베테랑 게예의 빈자리를 잘 메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만약 세네갈이 잉글랜드를 물리치고 8강에 오른다면, 이는 지난 2002 한일 월드컵 이후 20년 만의 일이다. 당시 세네갈은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를 잡아내며 16강에 오른 뒤 스웨덴을 꺾고 8강까지 오른 바 있다. 8강에서는 터키를 만나 0-1로 패했다. /finekosh@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