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선수가 빠진 경기에서 희망을 발견했다. 신인왕 출신 이선우(21)가 KGC인삼공사의 새로운 카드로 떠올랐다.
인삼공사는 3일 대전에서 열린 GS칼텍스와의 2라운드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1-3으로 패했다. 경기는 내줬지만 외국인 선수 엘리자벳 이네 바르가가 허리 부상으로 결장한 상황에서 국내 선수들로 선전했다.
엘리자벳이 빠진 아포짓 스파이커에 이예솔이 1세트 선발로 투입됐지만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았다. 고희진 인삼공사 감독은 1세트 중반 교체로 투입한 이선우를 2세트 시작부터 기용했다. 박혜민을 리시빙 아포짓으로 두고 이선우가 공격에 전념할 수 있게 했다.
여기서 이선우의 진가가 발휘됐다. 특유의 파워풀한 공격으로 이소영과 함께 인삼공사 공격을 이끌었다. 블로킹 1개 포함 팀 내 최다 6점을 내며 2세트를 가져오는 데 앞장섰다.
듀스까지 간 3세트에도 5점을 낸 이선우는 4세트에 서브 에이스와 블로킹을 하나씩 기록했지만 나머지 공격 포인트가 없었다. 이소영에게 공격이 집중된 4세트는 2점에 그쳤지만 올 시즌 개인 최다 14점을 올렸다. 엘리자벳이 결장한 상황에서도 인삼공사가 3세트까지 대등하게 싸울 수 있었던 데에는 이선우가 있었다.
경기 후 고희진 감독도 “이선우가 공격력이 있는 선수라 기대했다. 처음에 리듬이 상당히 좋았지만 갈수록 조금 떨어졌다. 본인이 그 점을 잘 생각해서 연습하면 더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다”고 기대했다.
남성여고를 졸업하고 지난 2020~2021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인삼공사에 지명된 아웃사이드 히터 이선우는 첫 시즌 17경기 26세트에서 41득점으로 신인왕을 받았다. 신인 풀이 부족한 시즌으로 기록은 두드러지지 않았지만, 183cm 장신 공격수로서 가능성은 확실히 보여줬다.
2년차였던 지난 시즌 26경기 58세트에 나와 119득점에 공격 성공률을 39.84%로 크게 높였다. 서브 리시브와 수비에 약점을 보였지만 서브 실력이 일취월장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비시즌에는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세계선수권대회 국가대표팀에 발탁돼 국제대회 경험도 쌓았다.
대표팀에서 발목을 다쳤던 이선우는 부상 여파인지 올 시즌 초반 출발이 더뎠다. 교체로 간간이 출장했지만 이날 엘리자벳의 부상으로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존재감을 보여줬다. 인삼공사도 엘리자벳과 이소영에게 치중된 공격 루트를 다양하게 풀어줄 자원을 재발견했다. 고희진 감독도 “(경기는 졌지만) 좋은 모습도 많이 보였다. 엘리자벳이 돌아오더라도 (국내 선수를) 쓸 수 있는 다양한 루트를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