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감정적으로 울컥했고 저도 눈물 조금 흘렸죠."
한국은 3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명(FIFA)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조별리그 3차전 포르투갈과의 경기에서 2-1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같은 시간 우루과이가 가나를 2-0으로 잡아줬다. 우루과이와 1승1무1패 승점 4점에 골득실 0으로 모두 같았지만 다득점에서 한국이 4점, 우루과이가 2점에 그치면서 한국의 16강 진출이 확정됐다. 2010 남아공 월드컵 이후 12년 만에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말 그대로 기적이었다. 한국은 포르투갈을 이겨야만 경우의 수가 성립할 수 있었다. 전망은 당연히 밝을 수 없었다. 그러나 한국은 선제 실점 이후에 김영권의 동점골과 후반 추가시간 부상 투혼을 펼친 황희찬의 역전골로 기적을 완성했다.
가나전에 결장한 뒤 선발에 다시 복귀한 이재성은 후반 20분까지 그라운드를 누비며 포르투갈과 중원 싸움을 밀리지 않게 지원했고 공격의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 이재성을 대신해 투입된 황희찬은 결승골을 넣으며 기적을 완성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이재성은 "이렇게 웃으면서 인터뷰를 또 할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 축제를 더 즐기고 싶었는데 이뤄져서 너무 기쁘고 행복하다는 말 밖에 할 수 없을 것 같다"라고 들뜬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벤투호 축구의 핵심 자원 중 한 명이었던 이재성은 4년 간 지금의 축구 스타일에 대한 신뢰, 그리고 월드컵이라는 메이저 무대에서도 통할 것이라는 믿음을 잃지 않았다. 그는 "우리 축구에 대한 믿음이 없었다면 절대로 결과를 내지 못했을 것 같다"라면서 "선수들이 낭떠러지에 있었지만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졌고 또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우리들 뿐만 아니라 한국에 계시는 분들도 믿어주셔서 좋은 결과가 나타나지 않았나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몸 상태는 문제 없다고. 2차전 결장에도 그는 "항상 준비를 했는데 감독님께서 결정을 했기 때문에 존중하고 또 희생하려고 생각했다. 주어진 시간 안에 희생하려고 노력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포르투갈을 꺾었지만 우루과이-가나전 결과도 지켜봐야 했다. 추가시간이 길어지면서 선수단 모두 그라운드에 모여 스마트폰으로 우루과이-가나전을 지켜봤고 종료 휘슬이 불자 비로소 완전한 승리 세리머니를 할 수 있었다.
그는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감정적으로 울컥했고 저도 눈물 조금 흘렸다. 모두가 한 마음 한 뜻으로 경기가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간절한 바람이 이뤄져서 너무 기쁘다"라면서 "지난 4년 동안 준비했던 시간과 노력한 결과물이 오늘 나올 수 있어서 너무 감사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4년 전 2018 러시아 월드컵 카잔의 기적 당시에도 현장에 있었던 이재성은 두 대회 연속 기적의 현장에 있었다. 그는 "오늘이 더 좋은 것 같다. 추억이라는 게 시간이 지나면서 희미해지는데 오늘 다시 이런 기적의 순간을 느낄 수 있어서 정말 축구 선수로서 감사하다. 앞으로 이런 순간들 많았으면 좋겠다"라고 또 한 번의 기적을 다짐했다.
기적적으로 16강에 진출한 한국은 이제 6일 오전 4시, 브라질과 16강전을 치른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