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가 평소 언행이 어땠나 알 수 있는 장면이 나왔다.
호날두는 3일(한국시간) 1-2로 역전패한 한국과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H조 조별리그 최종전에 선발 출장했다. 하지만 별다른 활약 없이 1-1로 팽팽하던 후반 20분 안드레 실바와 교체 아웃됐다.
그런데 호날두가 교체되는 과정에서 잠시 실랑이가 벌어졌다. 조규성이 교체에 불만을 품은 듯 느릿느릿하게 벤치로 향하던 호날두에게 다가가 "빨리 나가라"고 외쳤다. 그러자 호날두가 조규성을 향해 포르투갈어로 욕설을 날린 것이다.
조규성은 경기 후 이 장면에 대해 "호날두가 포르투갈 말로 욕을 하더라. 티격태격했는데 저도 일부러 시비를 걸었던 것 같다"며 웃어 보였다.
그런데 경기 후 외신들은 이 장면을 호날두가 페르난두 산투스 감독의 교체 지시에 불만을 표시한 것이라고 받아들였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호날두가 교체될 때 산투스 감독을 향해 욕설을 날렸다는 사실을 부인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포르투갈 언론들이 호날두가 산투스 감독에게 저속한 언어로 교체 결정에 도전하는 것 같았다는 사실을 덧붙였다.
그동안 호날두는 포르투갈 대표팀에서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한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경기에 뛰고 싶으면 뛰고 쉬고 싶으면 쉰다는 것이다. 산투스 감독을 손에 쥐고 마음대로 대표팀을 주무른다는 것이었다.
실제 호날두는 '유사감독행위'로 여러 차례 논란이 됐다. 프랑스와 결승전에서 맞붙었던 유로 2016 때는 산투스 감독 옆에서 동료들을 향해 지시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당시 호날두는 무릎 부상으로 교체됐다.
호날두는 경기 후 일부 포르투갈 기자들에게 "교체 전 일어난 일을 말하자면 한국 선수가 내게 빨리 나가라고 해서 '넌 그런 권한이 없으니 닥치라'고 했다"면서 "감독의 결정에는 이견이 없다"고 밝혔다. 평소 행실이 오죽하면 믿는 분위기가 아니다. 교체 지시에 대한 불만이 조규성에게 욕설로 돌아갔다는 것이다.
호날두는 지난 2019년 유벤투스 내한경기에서 '노쇼 사건' 때문에 한국팬들에게 미움을 샀다. 또 호날두는 앞선 우루과이와 경기에서는 브루노 페르난데스의 골을 자신의 머리에 맞았다고 주장해 비난을 받았다. 대회 공인구 '알 릴라'를 만든 아디다스가 "호날두는 공에 접촉하지 않았다는 걸 입증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웃음거리가 되기도 했다.
한편 호날두는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굳은 표정으로 자국기자들의 질문에도 대답하지 않은 채 경기장을 떠났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