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스 수아레스(35, 클루브 나시오날)가 또 가나를 월드컵에서 떨어뜨렸다. 그러나 수아레스가 흘린 눈물은 기쁨의 눈물이 아니라 슬픔의 눈물이었다.
우루과이는 3일 0시(한국 시간) 카타르 알와코라의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H조 최종전에서 가나를 2-0으로 제압했다.
그러나 우루과이는 1승 1무 1패(승점 4, +0, 2득점)를 기록했지만, 다득점에서 한국(승점 4, +0, 4득점)에 밀려 조 3위로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가나 역시 1승 2패(승점 3)로 조 최하위를 기록했다.
수아레스는 눈물을 참지 못했다. 지난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신의 손'으로 가나를 울렸던 그는 또 한 번 가나를 꺾고도 쓰라린 눈물을 흘려야 했다.
이날 수아레스는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그는 전반 26분 박스 안에서 차분하게 가나 수비진을 제쳐내고 날카로운 슈팅을 터트렸다. 그의 슈팅은 골키퍼에게 막혔지만, 히오르히안 데 아라스카에타가 밀어 넣으며 선제골을 뽑아냈다.
수아레스는 5분 뒤 또 한 번 가나를 무너뜨렸다. 그는 상대 수비를 얼어붙게 하는 절묘한 패스로 아라스카에타의 멀티골을 어시스트했다. 16강 진출을 눈앞에 둔 수아레스와 우루과이 팬들은 여유가 가득했다.
하지만 한국이 후반 추가시간 황희찬의 극적인 역전골로 경기를 뒤집으며 분위기가 달라졌다. 탈락 위기에 몰린 사실을 알게 된 우루과이 팬들은 굳은 표정으로 머리를 감싸 쥐었고, 우루과이 벤치도 좌절에 빠졌다.
특히 교체 아웃된 후 벤치에서 동료들을 지켜보던 수아레스는 후반 40분경부터 울먹이기 시작했다. 그는 아직 경기 시간이 남았음에도 이미 탈락을 직감한 듯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눈시울을 붉혔다.
우루과이는 한 골만 더 기록할 경우 한국을 제칠 수 있었지만, 결국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수아레스 역시 유니폼을 얼굴에 뒤집어쓴 채 고개를 떨궜다. 한국과 우루과이의 희비가 교차하는 순간이었다.
/finekosh@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