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호’는 기적같은 16강 진출에 도전한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3일 새벽 0시(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이얀의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조별리그 포르투갈과 최종 3차전을 치른다.
한국의 16강 진출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은 1차전 우루과이전 0-0 무승부, 2차전 가나전 2-3 패배로 1무1패다. 포르투갈은 2승으로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가나는 1승 1패, 우루과이는 1무 1패다.
미국 통계전문사이트 ‘파이브서티에잇’은 한국의 16강 진출 확률을 9%로 예측했다. 가나는 42%, 우루과이는 49%다. 아마도 한국은 포르투갈에 무승부 내지 패배, 우루과이가 가나에 승리 또는 무승부를 예상하는 것 같다.
그러나 축구는 모른다. 앞서 일본이 독일과 스페인을 연이어 격파한 것은 쉽게 예상하지 못한 이변이다. 아르헨티나는 첫 경기 사우디아라비아에 일격을 당했다.
한국팬들은 대표팀이 포르투갈 상대로, 4년 전 독일을 이겼던 ‘카잔의 기적’을 재현하길 기대할 것이다. 16강 진출을 이미 확정한 포르투갈이 주전 일부를 쉬게 할 것을 기대하고, 100% 전력을 다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하지만 객관적으로 16강 진출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대표팀이 2차전 가나에 패배한 직후에 몇몇 선수들에게 비난이 쏟아지기도 했다.
선발 출장했다가 큰 활약을 하지 못한 권창훈은 애꿎은 여자 친구가 피해를 보기도 했다. 권창훈의 여자 친구는 소셜네트워크에서 타깃이 돼 비난을 받기도 했다.
월드컵 직전에 안면 골절 부상을 당한 손흥민은 수술 후 기적같은 회복세를 보였고, 보호 마스크를 쓴 채 카타르 월드컵에 출장하고 있다. 부상 후유증 탓인지 소속팀 토트넘에서 보여줬던 활동량, 골 결정력을 보여주지 못하는 편이다. 가나전에 패배한 뒤 손흥민도 일부 선을 넘은 팬들의 비난 표적이 되기도 했다.
4년 전 러시아 월드컵 때 더 심한 사례가 있었다. 장현수는 러시아 월드컵에 출전한 대표팀 선수 중에서 가장 많은 비난을 받았다. 지역 예선과 평가전 일부 경기에서 경기력을 지적받기도 했다. 대표팀 경기 결과가 나쁠 때마다 장현수는 ‘욕받이'가 됐다.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 스웨덴전에서 아쉬운 수비 장면에 이어 2차전 멕시코전 전반 페널티킥을 허용하는 핸드볼 반칙, 후반 2번째 실점을 하는 과정에서 어설픈 태클 등 2실점에서 모두 아쉬운 플레이를 보였다.
장현수를 향한 비난이 극심하게 쏟아지자, 멕시코전이 끝난 후 장현수는 별도로 이동을 하는 등 축구협회는 선수 보호에 신경을 써야 했다. 이후 그를 향해 ‘마녀 사냥’에 가까운 욕설 테러가 쏟아질 정도였다.
장현수를 향한 도넘은 비난 여론이 일자 그를 걱정해 “대표팀 선수·가족 지켜달라”는 국민 청원까지 나올 정도였다.
가나전에서 헤더슛으로 2골을 터뜨린 조규성은 깜짝 스타가 됐다.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한 경기 멀티골을 기록했고, 아시아 선수 최초로 '멀티 헤더슛' 기록도 세웠다. 16강 진출에 실패해도, 팬들은 욕받이 선수를 만들기 보다는 실패 속에 가능성을 보여준 선수들에게 칭찬을 기대한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