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일 같지 않았던 김형실 감독 사퇴…“다음타자는 내가 아닐까…책임 막중해” [화성 톡톡]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2.12.02 18: 28

평소 각별히 지내는 선배이자 V리그 최고령 사령탑의 자진 사퇴에 김호철 감독이 침통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동시에 새로운 최고령 사령탑으로서 본보기가 되겠다는 각오도 다졌다.
페퍼저축은행은 지난달 29일 “김형실 감독이 올 시즌 부진한 성적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 의사를 구단에 전했다”라며 “김형실 감독의 뜻을 수용하고, 차기 사령탑 선임 전까지 이경수 코치가 감독대행으로 팀을 이끌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김형실 감독은 지난달 27일 화성에서 지난 시즌 3승 중 2승을 거둔 IBK기업은행에게 패하자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 의사를 밝혔다. 페퍼저축은행은 당시 개막 10연패(승점 1) 수렁에 빠져 있었다.

18일 오후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프로배구 도드람 2021-2022 V리그 여자부 페퍼저축은행과 IBK기업은행의 경기가 열렸다.경기에 앞서 페퍼저축은행 김형실 감독과 IBK기업은행 김호철 감독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2.01.18 /sunday@osen.co.kr

2일 흥국생명과의 홈경기를 앞두고 만난 IBK기업은행 김호철 감독은 “하필 우리 경기가 끝나고 그렇게 돼서 죄송스러웠다. 승부의 세계이기 때문에 어떻게 할 수도 없었다”라며 “한국 배구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신 분이다. 그 연세에 아직도 배구 열정이 많으신데 마음고생을 많이 하셨지 않나 싶다”라고 안타까워했다.
남일 같지 않았던 김형실 감독의 사퇴였다. 고교, 대학 4년 선배인 김형실 감독은 지난 시즌 여자부에 첫발을 내딛은 김호철 감독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김호철 감독은 “그 다음 타자가 내가 아닐까 싶은데…”라고 미소 지으며 “연장자로서 더 열심히 하고 본보기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 책임이 막중해진다”라고 전했다.
한편 IBK기업은행은 이날 흥국생명을 상대로 3연승에 도전한다. 김 감독은 “1라운드에서는 김연경, 옐레나를 막는 데 중점을 뒀다. 아무래도 상대가 우리보다 모든 면에서 리듬이 좋다. 막는 것 갖고는 이길 수 없다. 따라갈 수는 있겠지만 뒤집어서 이길 순 없다”라며 “우리 플레이를 잘해서 같이 화력으로 맞대응하는 게 승리 확률을 높일 수 있다”라고 전략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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