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적으로 많이 부족한 결정이었다."
파울루 벤투(53)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지난 가나전 주심을 맡았던 앤서니 테일러를 향해 작심 발언을 날렸다.
벤투 감독은 1일 오후 8시(이하 한국시간) 포르투갈전을 앞두고 카타르 도하 메인미디어센터(MMC)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지난 가나전 테일러 주심의 판정을 두고 "불공정한 결정"이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여전히 억울함이 많은 듯 보였다.
당시 테일러 주심은 한국과 가나의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H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추가시간 막판 한국의 코너킥 기회를 무시한 채 경기를 종료했다. 물론 주어진 추가 시간인 10분이 넘은 상황이기는 했지만, 가나 선수가 부상으로 쓰러진 만큼 추가 시간의 추가 시간이 주어져야 했다.
일반적으로 인저리 타임이라고 해도 인플레이를 마무리하고 종료하는 것을 생각하면 이해할 수 없는 판정이었다. 이에 선수들은 물론 벤투 감독까지 곧바로 뛰쳐나가 강력히 항의했고, 테일러 주심은 벤투 감독에게 레드카드를 꺼내 들었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의견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가나전 퇴장 이야기가 나오자 "퇴장당한 것이 최선의 반응은 아니었지만, 감정을 가진 인간으로서 반응이었다"라며 "내가 보인 반응이 실수였을 수도 있지만, 충분히 이유가 있었다"라고 항변했다.
이어 벤투 감독은 "불공정한 결정이었다. 상식적으로도 많이 부족한 결정"이었다며 테일러 주심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례적으로 크게 흥분했던 당시의 분노가 아직도 가라앉지 않은 듯했다.
결과적으로 벤투호는 운명이 걸린 포르투갈전에서 감독 없이 경기를 치르게 됐다. 그는 라커룸 출입과 무전 통신도 금지된 채 VIP석에서 경기를 지켜봐야 한다.
그럼에도 벤투 감독은 전혀 걱정하지 않았다. 그는 "경기에는 전혀 영향이 없을 것이다. 오랫동안 선수들과 합을 맞췄다. 내가 없어도 나를 대신해줄 많은 코치들도 있다"라며 "다 알아서 역할을 잘해줄 것이다. 내가 없어도 팀으로서 결정을 내려줄 것이다. 그들을 충분히 신뢰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제 한국은 오는 2일 0시 포르투갈과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무조건 포르투갈을 꺾어야만 16강 진출 희망을 엿볼 수 있는 위기의 상황. 과연 벤투 감독이 믿고 있는 함께한 4년의 세월이 '알라이얀의 기적'을 만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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